교육대학 교직이수 프로그램인 TEP의 장점은 교육대 출신이 아니더라도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다. 밴쿠버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한인 김모(37)씨도 뒤늦게 TEP를 마친 후 교편을 잡은 늦깎이 교사다.
20대 초반 UBC를 졸업한 김씨는 30대 중반이라는 늦은 나이에 UBC 교육대학 TEP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 대부분 학생들이 사회 경험을 쌓은 뒤 들어온 학생들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김씨는 나이가 많은 편에 속했다. 김씨는 "UBC를 졸업한 지 12년 만에 다시 TEP에 들어가 공부를 시작했다"며 "대부분이 사회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었는데 30대가 넘은 학생은 나를 포함해 5명뿐이었다"고 전했다.
만학도의 길이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오랜만의 공부에 감각이 예전같지 않았고 어린 학생들과 소통하는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가정이 있는 김씨는 아이들을 키우느라 다른 학생들처럼 수업 후 모임에 참여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그는 다른 학생들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12개월 동안 하루 6~7시간씩 꼬박꼬박 수업을 들었다. 과제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적극적으로 교수를 찾아가 개별 상담도 받았다. 그는 "공부하는 환경이 잘 마련돼있고 교수들도 협조적이라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TEP를 마친 그는 1년간 학교 현장에서 교생 실습을 하며 실전 감각을 쌓았다. 수업을 참관하고 직접 가르치기도 하며 배움을 완성해나갔다. 무엇보다도 짝을 이뤄 도움을 준 현직 교사의 도움이 컸다. 그는 "실습하면서 만난 교사가 일대일로 지도해준 것이 행운이었다"며 "실제로 수업을 지도하는 방식과 생각도 비슷해서 실습이 매우 즐거웠다"고 강조했다.
실습까지 마치고 교직이수를 마무리한 그는 두 달이 지나 본격적인 교사로 일을 시작했다. 몇 번의 기간게 교직을 거친 뒤 현재는 임시직(On Call) 교사로 일하고 있다. 아이들을 키우느라 정규교사로 근무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TEP를 선택한 것에 만족한다고 전했다.
그는 "요즘 학사 과정만으로 바로 취업시장에 뛰어들기는 힘든 점이 있다"며 "교직이수 과정이 힘들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할 수 있는 선택이 늘어나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정규교사가 되면 여러모로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다"며 "임시교사도 보통 주 4일에서 5일은 출근하기 때문에 정규직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심수한 suhan.shim@mail.mcgill.ca
UBC 한인 학생회 키스(KISS)의 하늬바람은 밴쿠버 한인사회의 소통을 돕는 연결고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활동 중인 학생 기자단이다. 교육뿐만 아니라 사회,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주제를 학생의 시각으로 바라보고 기사로 작성하고 있다. 2016년 현재 하늬바람 5기가 활동 중이다. 하늬바람은 앞으로 UBC 학과 소개 및 학생 인터뷰, 학교생활 등을 밴쿠버 조선일보 독자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