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택취득세 부과가 밴쿠버와 토론토의 고급 주택시장을 계속해서 ‘부진의 늪’ 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고가 단독주택은 매매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고가 콘도는 조정국면의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매매가 증가하는 등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부동산 중개회사인 르맥스 사가 23일 발표한 ‘주택시장 연례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두 도시에서 1백만-2백 만달러 가격대의 단독주택 판매가 일 년 전에 비해 35%나 곤두박질쳤다.

도시별로는 이 가격대의 단독주택 판매가 밴쿠버는 22% 줄어 들었으며 토론토는 절반인 50%로 급감했다. 반면 3백 만 달러 이상 주택판매는 토론토는 44%, 밴쿠버도 45%로 두 도시 모두 이 가격대의 주택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특히 BC주는 지난해 외국인 주택취득세를 15%에서 20%로 상향조정하는 것과 함께 3백 만 달러 이상 주택에 대해 양도세와 교육세를 인상한 바 있다. 

보고서는 “외국인 주택취득세와 모기지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와 함께 두 주 정부들이 부과한 주택시장 규제 조치들이 ‘핵 펀치’를 날리면서 고가 주택시장에 엄청난 타격을 입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고급주택 소유자들은 주택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간 상태에서 매물로 등록하기보다는 시장이 다시 반등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고급 단독주택 매매는 부진하지만, 고급 콘도시장의 매매는 상속재산을 투자하는 밀레니얼 세대들과 집을 줄이려는 베이비부머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판매가 증가했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성인이 된 자녀들의 졸업과 출가 등으로 더 이상 큰 규모의 집을 소유할 필요가 없어졌다.물론 그들의 단독주택은 여전히 재산 가치는 있지만 이제 그들은 보다 도시화된 라이프 스타일 접근이 용이하고 보다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는 도심지역에 위치한 세련되고 멋진 고급(luxury) 콘도를 더 선호하고 있다.

“보고서는 “럭셔리는 단순히 가격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럭셔리라는 단어의 많은 것은 고급주택가라는 주변 환경과 관계가 있다. 밴쿠버나 토론토에서는 1백만 달러로 럭셔리한 주택을 소유할 수는 없다. 그러나 포 시즌스나 샹그리라 혹은 리츠 칼턴 호텔방과 같은 모든 럭셔리한 편의시설을 갖춘 럭셔리한 빌딩의 작은 콘도는 구입할 수 있다. 소유주들은 이들 콘도를 통해 최고급 주택이라는 매력적인 주변 환경을 공유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1백만-2백 만 달러대의 콘도 판매는 지난 1년간 밴쿠버에서는 6%, 토론토에서는 2% 늘었다. 캘거리는 3%, 빅토리아는 무려 19%나 증가했다. 

지금까지 토론토에서 올해 팔린 가장 비싼 콘도는 1150만 달러였다. 이는 지난해 8백만 달러를 가볍게 뛰어넘은 고가의 판매였다. 밴쿠버는 1170만 달러로 지난해 870만 달러에 비해 34% 가격이 뛰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