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메트로 밴쿠버 부동산 시장에 봄오고 있다.
여름이 지나면서 캐나다 부동산 시장을 대표하는 밴쿠버와 토론토가 오랜 동면을 끝내고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 가을 첫달인 9월 매매가 기록적인 증가를 보였다.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달 메트로 밴쿠버 주택 매매는 지난해 9월보다 46.3%가 치솟았다. 토론토는 22% 뛰었다.
그러나 가격은 두 도시가 다르다. 보통 주거 형태의 가격을 나타내는 MLS 합성 지수는 토론토 집값이 연간 5.2% 올랐음을 보여주지만 밴쿠버는 7.3% 내렸다.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거래는 활발해지는 '새로운 평형'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메트로 지역 리얼터 김영민씨는 "9월 매매 급증의 정확한 배경을 알기는 아직 이르다. 그동안 묶여 있던 거래가 일시적으로 한꺼번에 풀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가격 하락이란 현실을 인정하고 셀러들이 떨어진 가격을 받아들여 적극적으로 오퍼를 수용하는 추세임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낮은 모기지 금리도 거래 급등에 기여한 요인으로 꼽는다. 그래서 토론토는 100만 달러대 주택 매매가 40% 증가하는 '이상 과열' 현상을 보였다. 토론토는 밴쿠버보다 수요가 많아 가격 상승 속에 거래가 많아지는 또다른 '새로운 평형'이 이뤄지고 있다.
한 경제전문가는 내려가고 있는 모기지 고정금리가 부동산 경기 회복을 돕고 있지만 2020년 또는 그전에 금리가 올라갈 경우를 시장은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계론을 폈다.
한편, 로열 르페이지(Royal Lepage)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7~9월 3개월 동안 메트로 밴쿠버 전 지역 평균 주택 가격은 전년보다 5.2% 내려갔는데, 랭리의 콘도와 노스밴의 2층 집값만 올라 눈길을 끌었다.
랭리 콘도는 2.2% 상승했고 노스밴 2층 주택은 0.4% 올랐다.
랭리 지역 리얼터 데이빗 여씨는 "랭리는 북미의 전형적인 탁 트인 지형에 생활편의시설이 골고루 갖춰진 깨끗한 새도시라 한인들이 매우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메트로가 깊은 침체에 빠졌을 때도 수요가 일정했다. 그러나 유입 인구가 급속도로 많아져 학교가 부족해지는 등 후유증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가격이 가장 많이 내려간 지역은 웨스트 밴쿠버였다. 이곳 콘도는 중간 가격이 16.8% 떨어져 100만 달러 조금 넘었다.
주택 형태별로는 방갈로(단층 단독주택)가 가장 큰 피해자였다. 밴쿠버의 단독 방갈로 기준 가격은 4.9%가 빠져 138만여 달러가 됐다.
부동산 전문가는 밴쿠버 단독주택 시장은 바이어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으므로 셀러들은 이 새로운 시장 현실을 맞이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9월 거래 급등은 그런 현실을 받아들이는 셀러들이 많아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현상이다.
로열 르페이지의 지난해 10월 조사는 전 주택 평균 가격이 2017년 동기보다 3.9% 오른 수치를 보여줬다.
이 회사 부동산 전문가는 많은 매물, 낮은 금리는 바이어들을 현재 느긋하게 하고 있지만 낮은 실업률, 임금 상승, 주택 수요 증가 등 경제 지표들로 인해 그런 호시절은 곧 끝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기수 기자 jk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