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주택 구매자 인센티브(FTHBI) 정책에 대한 지난 정부의 한 해 성적표가 사실상 낙제점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됐다. 

연방정부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강화’를 골자로 지난해 9월 도입한 최초 주택 구매자 지원 정책은 시행 4개월 동안 예상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CMHC)에 따르면, 지난해 9월 2일부터 12월 9일까지 캐나다 전역에 접수된 FTHBI 신청서는 총 3252건으로, 이 중 2730건이 승인됐다. 

이는 최초 주택 구매자에 대한 정부 격려금(인센티브)이 513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정부가 배정한 3년 목표치인 12억5000만 달러 대비 크게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FTHBI 정책에 따라 최초 구매자에게 기존주택(리세일) 구매시 최대 5%의 지원금을 무이자로 제공하고, 신축주택이나 프리세일 주택의 경우 10%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FTHBI 정책을 통한 첫 집 구매 건수는 특히 집값이 비싼 광역 밴쿠버에서는 단 29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FTHBI 정책이 현재 주택 구매자의 가계 소득을 12만 달러로 제한하고 있으며, 총 모기지 대출액을 48만 달러에 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MHC가 제공한 기준에 따르면, 최대 소득이 12만 달러인 가구가 5%를 다운페이하는 경우 기존 리세일 주택 구입 가격은 50만5000 달러로 제한된다. 

하지만 이는 밴쿠버나 토론토와 같은 대규모 주택시장에서 지원 가능한 부동산을 찾기에는 터무니 없이 낮은 가격이라는 지적이다. 토론토 부동산 위원회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12월 토론토 지역의 평균 매매가격은 83만7788 달러로 확인됐다. 

또한 높은 담보 대출 금리를 요구하는 연방 담보 대출 스트레스 테스트가 시행되고 있는 동안 인센티브가 도입된 것도 FTHBI의 저조한 실적을 대변한다. 특히 전국 주택시장의 가격 상승세가 계속됨에 따라 많은 잠재 주택 구매자들의 구매심리가 약화된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FTHBI의 느린 출발이 향후 몇 년 동안의 미래 수요의 전조인지, 아니면 앞으로 더 많이 수용될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CMHC 자료에 따르면 FTHBI가 가장 많이 신청된 곳은 몬트리올이며, 총 654건의 신청서 중 557건이 평균 1만6000 달러의 인센티브 지급으로 승인됐다. 

광역 토론토에서는 145명(가구)의 신청자 중 109명이 평균 2만 달러의 모기지 승인을 받았으며, 에드먼튼 지역은 주택 구입자 신청이 두 번째로 많이 승인된 지역으로 375명의 신청자가 평균 2만4000 달러를 지급 받았다. 

밴쿠버의 경우 총 45건의 신청서 가운데 29건이 평균 1만8000 달러의 모기지로 승인됐으며, 평균 집값은 약 35만 달러로 집계됐다.  

FTHBI 정책을 운용하는 CMHC 측은 "최초 주택 구매자 인센티브는 잠재 주택 구매자들의 구매 심리와 가을과 겨울 시즌의 계절적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봄과 여름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인센티브에 접근할 수 있는 주택 구매자의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내다봤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