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점심을 여유있게 충분히 먹을 수 있는 시간을 허락하라”

리치몬드에 거주하는 학부모가 BC주 정부에 “학교에서 아이들의 점심시간을 더 늘려 달라”는 청원을 제기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학부모 주디 슈나이더씨는 “학교 점심시간이 너무 짧아 밥을 다 먹지 못한 아이가 집에 와 배고파서 성질을 내는데 지쳤다”며 “많은 학부모들이 비슷한 입장인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슈나이더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의 점심시간은 단지 17분뿐”이라며 “나만 겪는 일이 아니고 다른 학부모들도 아이들이 점심을 다 먹지 못해 짜증이 심해졌으며 좋지 않은 태도를 보인다고 많이 하소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아이들은 점심시간부터 수업을 마칠 때까지 쭉 배고픈 상태에 있으며 이런 상황이 일상화됐다"며 "또 점심시간이 어른들에 의해 감독받지 못함으로써 안전 우려도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슈나이더씨는 BC주 교육부와 BC 교사 연맹에게 점심시간을 늘리는 조치와 점심 식사 시간을 35분까지 늘릴 것, 그리고 아이들이 어른들의 감독하에 식사를 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의 온라인 청원을 벌이고 있다. 그녀의 청원은 벌써 1800명 이상의 지지를 받았다. 

현재 리치몬드를 포함한 BC주의 많은 학교들은 40분 안팎의 점심시간을 주고 있지만 그 시간 중 절반은 야외에서 놀도록 의무화함으로써 실제로 학생들이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시간은 20분이 채 안되는 형편이다.

써리 지역의 학교들도 점심시간으로 45분이 주어지고 있지만 밥 먹는 시간은 단지 15분뿐이며, 노스 밴쿠버도 20분뿐인 실정이다. 

그나마 20분이라는 짧은 식사 시간도 놀이터에서 돌아오는 시간과 자신의 가방에서 도시락을 가져오는 시간, 손 씻는 시간과 식사 후 정돈 시간까지 포함된 시간이라 충분하지 않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음식을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허기로 오후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며 너무 지친 상태로 집에 돌아와 부모와 함께 보내는 시간도 허비하고 있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주장이다.

리치몬드 학부모 협회의 앤드류 스칼리온 부회장은 청원 웹사이트에 “너무 짧은 식사 시간으로 힘들어 하는 부모들의 얘기는 오래전부터 들어온 이슈”라며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 이 문제는 정말로 중요하다”고 밝혔다. 

코퀴틀람 거주 한인 학부모 박지원(46)씨도 “아이들의 짜증이 그렇게 심하다 느낄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점심시간이 충분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손 씻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세정제 등을 따로 챙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점심식사 시간 연장은 지난 2011년 뉴웨스트민스터 학부모 운영위원회의 전직 부회장인 매리 앤 몰텐센씨에 의해서 제시된 조사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조사는 점심 식사 시간을 기존 15분에서 45분으로 늘릴 것을 권고했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



<▲아이들의 점심시간을 늘려 달라는 온라인 청원을 낸 리치몬드 학부모 주디 슈나이더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