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대신 취업 택한 청소년들을 위한 '해피스쿨 마스터 강연' 현장
"
프랑스에서는 15살이면 대학 진학과 전문 직업 분야 취업 여부를 정합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20살부터 진로를
'고민'하기 시작하죠. 방황하는 경우도 많고요."
지난 22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SK T타워 4층 슈펙스홀. "대학보다 취업"을 선택한 고2, 고3 학생을 위해 강사로 나선
프랑스 요리 전문가 서승호씨의 말에 100여명의 청중이 고개를 끄덕였다.
SK 그룹
사회공헌 재단인 행복나눔재단이 요리·자동차·뮤지컬 전문가 3인을 초청해 연 '취업을 선택한 1824세대를 위한 SK 해피스쿨 마스터 강연'
현장이다.
◇
'1824세대'에게 말하다…"지속적인 공부·취업 후 3년·꿈에 대한
절실함이 중요"최근 대기업의 고졸 채용과 전문직업 분야에 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학 진학보다 자신의 전문분야 진출을 꿈꾸는
1824세대(18세부터 24세)가 늘고 있다. 이날 이들의 올바른 진로 준비과정과 마음가짐에 관한 조언을 위해 셰프 서승호(요리),
한국폴리텍대학 문병철 교수(자동차), 배우 정성화(뮤지컬)씨가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서승호씨는 2010
서울 G20 공식 만찬 준비 과정에 참가하고 이태원에서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전문요리사다. 서씨는
"대학교에서 전문 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우기는 어렵다. 학생들에게 개인적인 시간도 많이 주어질 뿐 더러, 다른 분야에 눈을 돌리기도 쉽다"며
"대학 대신 취업을 택했다면 공부를 재밌는 '습관'으로 여기고 평생 자기분야 공부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자동차
전문가 문병철 교수는 "취업 후 3년간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학교를 떠나 맞닥뜨린 사회생활 최초 3년이 '전문가'와 '일반
직장인'의 갈림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술직 분야는 경험과 직급에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대우가 다르다. 문 교수는 "입사 후 3년간은
전문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관문'이다. 취업 후 1년간 아무도 자신에게 중요한 일을 시키지 않을 수 있다. 입사 3년 전까지는 선배들의 업무
태도, 방법을 '모방'한다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교수님께선 전문가가 되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하셨느냐"는 한 학생의 질문에 문 교수는
"'나는 가수다'란 프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프로들도 아마추어 못지않게 최선의 노력을 다한다. 나도 50대까지 책을 놓지 않았다. 18~24세
나이대에도 위와 같은 노력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작년 제16회 한국뮤지컬 대상 수상자 배우 정성화 씨는 무대 위 칠판에
'절실함'이란 단어를 썼다. 정씨는 "일주일이면 여러분도 웬만큼 연기를 할 수 있다"며 손가락으로 칠판을 가리켰다. 그는 "남에게 인정을 받고,
평생 직업으로 삼으려면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꿈에 대한 '절실함'이 없으면, 발전이 없다. 하고자 하는 일과 목표에 자신이 얼마나 절실한지
되돌아보라"고 조언했다.
◇"막연한 대학 진학, 취업보다 '나의 길'을
찾아야"
이날 강연은 인터넷을 통해 참가 신청한 18세부터 24세 취업 준비생 100명을 대상으로 열렸다. 강연장을 찾은
대다수의 참가자는 고2·3 학생들이었다. 이 중 임길형(서울 건대부고 3)군은 학교의 유일한 '취업 준비생'이다. 대학 진학 대신 자동차 정비
분야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남들 따라 막연히 대학에 가는 것보다 전문분야를 택해 경험을 쌓고 공부를 시작하는 것도 늦지 않다"는 임군은 야자
시간이면 공부 대신 자동차 정비 실습에 나선다. 요리사를 꿈꾸는 박유정(서울 진선여고 2)양도 문제집 대신 요리책을 편다. "막연히 '대학 가서
취업해야지'라고 생각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부모님도 제 결정을 인정해주셨어요. 대학도 중요하지만, 장래에 제가 하고 싶은 요리 분야 이론과 관련
외국어 공부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올해 9월말 포드자동차에 취업한 오정석(서울 한양공업고 3)군은 취업을 고려하는 후배들에게
"어디에서 누구와도 어울릴 수 있는 원만한 성격"을 강조했다. "학교에서 배우는 전문기술과 현장에서 필요한 기술엔 차이가 크다. 이를 습득하는데
평소 인성과 원만한 성격이 필요하다"고 했다. 뮤지컬 배우가 꿈인 홍수진(서울 영신 간호비즈니스고 3)양은 "특성화고에서는 취업만을 권장하는데,
취업 이전에 '자신의 길'을 분명히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전문가들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 날 강연은 오는
11월 12일(토)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다시 열린다. 참여신청은 SK 해피스쿨 홈페이지(www.skhappyschool.com)에서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