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흔히 자신의 작문 실력이 부족하고 문장력이 좋지 않다는 불안감을 표출합니다. 그러나 이들의 불안감은 논술의 성격을 잘못 파악한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논술은 정해진 방향으로 글을 써야하는 일종의 서술형 문제와 유사합니다.

백일장이나 작문대회가 아닌 만큼 화려하고 유려한 미사여구에 도취될 필요도 없고 지나치게 신선하거나 참신한 생각과 개념은 논술시험의 채점 구조상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오히려 문제는 간단합니다. 따라서 몇 가지 규칙만 준수한다면 여러분이 평균적인 작문 능력을 보유했다는 전제하에 충분히 논술 시험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1. 논제의 의미를 파악하라

논제가 담고 있는 내용을 잘 살펴보고 그에 따라 알맞은 답안을 작성해야 합니다. 논제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 요약, 비교, 논평, 논술 정도가 있습니다. 이러한 논제의 요구는 수험생이 지켜야할 암묵적 규칙을 포함하고 있는데 많은 수험생들이 그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요약의 경우 형식적 단락을 압축적으로 요약하고 그 요약문을 결합하는 형태를 지양해야 합니다. 본래 글이란 중심단락과 보조단락이 존재하는데 그 단락의 경중을 무시하고 병렬적으로 나열한다면 글쓴이의 의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겠죠. 따라서 중심개념을 잡고 그 개념 위주로 요약을 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중심개념은 글쓴이가 그 글에서 이야기 하고자 하는 중심소재와 그 소재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드러난 글쓴이의 생각을 함께 일컫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여러분이 중심개념을 지칭하는 새로운 단어를 쓰셔도 무방하겠지만 그렇게 하는 것보다는 제시문에 나온 단어를 가져오는 것이 안전하고 어구 표현은 그대로 쓰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비교의 경우 대립항 또는 세 항목 정도가 나올 수 있는 수준인데 각 항목들 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함께 견주는 것이 일반적인 방법입니다. 장단점을 추출해서 적절하게 녹여 쓰거나 준거의 틀을 3가지 정도로 마련하여 글을 쓰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현행 논술시험 구조상 그 이상을 쓰기에는 분량이 부족한 측면이 있고 1~2가지만을 가지고 쓰기에는 내용이 빈약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수치를 무조건 맹신하는 것은 곤란하고 내용에 따라 적절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논평은 어떤 주장에 대해 스스로 마련한 논거를 토대로 평가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마련한 논거와 평가 사이에 논리적 연결성이며 마련한 논거의 타당성도 중요한 채점 포인트입니다. 고등학생 수준에서 어떤 주장에 대한 명백한 평가를 바라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평가의 내용 자체가 심사 대상에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논거와 평가 사이의 논리적 연결성을 두는 데에 초점을 맞추세요.

논술은 직접 자신이 주장을 펼치고 적절한 논거를 제시하는 형식의 가장 고급적인 글쓰기입니다. 논술시험이라고 통칭해서 부르지만 앞에 설명한 요약, 비교, 논평 형태의 논제가 논술형태의 논제 앞에 제시되기도 하고 아예 논술형태의 논제는 없이 요약, 비교, 논평만으로 구성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논술 형태의 논제는 대학에서 크게 선호하는 것이 아닌데요. 이유는 채점의 복잡성, 주관성이 증대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대학에서 정한 나름의 기준을 충족하면 논술 형태의 논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창의적인 발상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단기간에 만들어내기란 힘들고 창의성 자체가 주관적인 요소가 개입된 평가 항목이기 때문에 보다 안전한 논술 작성을 위해서 채점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단순하게 말해서 논거와 주장이 매끄럽게 이어진다면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논거가 논리적으로 타당하고 논제의 또 다른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면 충분히 안전한 논술을 작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2. 관건은 수리논술

상위권 대학은 수리논술을 많이 출제하고 있습니다. 수리논술은 학생들의 수리적인 사고능력과 논리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언어논술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는 논술이죠. 그런데 경험적으로 수리논술은 언어논술에 비해서 학생들의 점수 편차가 심하고 결국 이 성적의 간격이 언어논술로 만회되지 못해 당락이 결정될 가능성이 꽤 높습니다.

논술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이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서 수리논술 대비를 중점적으로 할 뿐만 아니라 시험시간에 수리논술에 대한 시간 비중을 넉넉히 배분하여 충분히 생각하고 쓸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수리논술은 수능시험의 4점짜리 주관식 문제보다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러나 그 양상은 수능과는 달라서 수학적 아이디어를 요구하기보다 논제의 전체 맥락을 잘 파악하고 그것을 고교 수학 개념과 잘 접목 시키려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습니다. 수학경시대회처럼 완전히 수리적인 부분에 얽매인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감각을 키우기보다 고등학교 수학의 개념을 다시 한 번 정리하고 그것의 활용을 정리하는 것이 도움을 줄 것입니다. 결국 수학 개념이 정리된 사람 그리고 그것을 사회현상에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이 이 평가를 통해 선발하고자 하는 사람인 것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