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타임스가 20일“미 고교 졸업생들이 대학 입학을 앞두고 진학을 갑자기 포기하는‘섬머 멜트(summer melt)’가 심각하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 출판부는 이번달 이 현상을 조명하는 동명(同名)의 연구서를 내놨다. 진학 희망 학생들이 도중에 증발하는 현상을 왜 ‘섬머 멜트’라고 부를까?
미국 학교는 가을인 9월에 새 학기가 시작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6월부터 대입 전까지 3개월 동안 자유롭게 시간을 보낸다.‘ 섬머 멜트’는 대학에 합격한 학생들이 이 여름(summer) 동안 돌연 입학 의사를 철회하면서 눈 녹듯(melt) 사라지기 때문에 명명됐다.
미국 섬머 멜트 비율은 통상 10%대에 머물렀는데, 2000년대 금융 위기와 경기 침체 이후 급증했다. 텍사스·애리조나·뉴멕시코 등 일부 주에서는 2013년 대학 합격장을 받은 학생 중 절반에 육박하는 44%가 진학을 포기했다.
하버드대 연구진은 미국에서 치솟는 대학 학비 부담 때문에 저소득층 자녀들이 진학을 포기하는 것이 주원인이라고 밝혔다. 식당 종업원 등 비정규직으로 생업 전선에 뛰어든 뒤 나중에 온라인 대학 과정 등의 문을 두드리는 일도 많다.
워싱턴포스트는 20일 “가난한 집안 출신은 4년제 대학교를 마치더라도 학비 대출 등의 부담으로 3명 중 1명이 소득 하위 40%에 머문다”고 보도했다. 양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