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AKCSE Publication에서는 매주, UBC Science/Engineering 관련 소식을 알려드립니다. UBC Science/Engineering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하신 학생분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통해 보다 더 생생한 UBC의 삶을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매주 다양한 Science/Engineering 전공자를 만나 해당 프로그램에 대하여 얘기를 나누고 그 소식을 전해드릴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김광현입니다. 저는 2011년에 컴퓨터 공학 전공으로 유비씨를 졸업했습니다. 제가 지금 다니는 회사는 Hyperwallet이라는 회사이고 다운타운 밴쿠버에 위치하고 있어요. 제가 이 회사를 다니기 시작한 건 1년 전입니다. 현재 회사에 대해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전자지갑, 온라인 결재를 담당하고 있고 주된 업무는 작은 회사들이 회사원에게 월급을 주는 온라인 페이먼트 솔루션(전자 결제 솔루션)입니다. 미국은 직거래 단체(Direct Selling Organization)가 정말 많습니다. 간단히 말하자면 Hyperwallet은 직거래를 온라인상으로 할 때 안전하게 도와주는 회사입니다.
2.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시나요?
컴퓨터를 좋아해서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고 컴퓨터 앞에 있어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았던 기억이 있어요. 컴퓨터 안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 때문인지 몰라도 저는 컴퓨터를 가지고 노는 것이 정말로 재미있었습니다. 아버지도 직업이 전산과 셔서 어렸을 때부터 영향을 받은 것도 크고요. 고등학교 때도 컴퓨터 과목을 들었습니다. 고등학교 과목이 대학교 과목에 많은 도움이 됐었어요. 확실히 고등학교 때부터 코딩을 접했던 사람이 대학교 수업에 더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제가 들었던 과목 중에 InfoTech이라는 컴퓨터 과목이 있는데 컴퓨터 공학에 관심이 많은 고등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과목입니다.
3. 재학 중 코업(Co-op) 혹은 인턴십 경력이 있으신가요?
코업 경험은 총 두 번 있었습니다. 한 번은 작은 벤쳐회사였는데 Scrapboy라는 이름을 가진 회사였습니다. 회사원은 8명 정도였고 하는 일은 페이스북의 Plug-in을 만드는 회사였습니다. 안타깝게도 회사 경영이 어려워져서 이름도 바뀌었습니다. 유비씨 코업을 통해 2008년에 약 8개월간 이 회사에서 일했습니다. 두 번째 회사는 MDA(MacDonald Dettwiler and Associates Ltd.)라는 회사입니다. 첫 번째 회사와는 많이 다른 회사였고 상당히 규모가 컸습니다. 회사원은 대략 5000명 정도였고 리치몬드에 본사가 있고 미국에도 베이스가 있는 30년 이상 된 회사입니다. 규모도 규모이다 보니 안정적인 회사였고 또한 나라에서 일을 받아서 하는 회사입니다. 이곳에서의 제 보직은 QA(quality assurance)였습니다. 큰 회사라서 그런지 상당히 체계적인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어서 자신의 보직별로 해야 하는 일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그 회사에선 테스터로써 검증만 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Co-op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취직을 했었기 때문에 한가지 일에만 집중하였고 해야 하는 일은 소프트웨어가 잘 만들었는지, 스펙에 따라 맞게 만들어졌는지 검증하는 작업이었습니다. UBC를 졸업하기 전에 오퍼를 받고 일을 약 3년 정도 하다가 너무 지겨워졌고, 내 능력을 잘 활용하고 있는 방법이 맞나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됐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있던 와중에 아는 선배의 조언을 따라 여러 회사를 찾아다녔었는데 그때 찾은 곳이 지금 다니는 Hyperwallet이라는 회사였습니다.
4. 코업으로 일하다가 고용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이 질문의 내용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생각해보면 한국 사람들은 일을 못 해서 직업을 못 구하는 게 아니에요. 인터뷰의 벽에서 넘어지는 게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람들은 보통 일을 하면 되게 성실하게 하기 때문에 마감시간을 잘 맞춰서 오더를 잘 따르면 위에서 잘 봐줘요. 코업 때 열심히 하면 정규직으로 전환이 쉽게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꼼꼼한 게 제일 중요합니다.
5. 유비씨 컴퓨터 공학 프로그램에 재학 중 제일 힘들었던 순간이 무엇인가요?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200 Level 과목이 있었는데 그 과목에서 F를 받았습니다. 그 과목에서 큰 프로젝트가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만들어야 하는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같이 수업을 듣던 친구와 같이 프로젝트를 만들어 제출했습니다. 결국엔 표절로 간주되어 그 과목을 완수하지 못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굳이 그럴 필요는 없었는데, 점수를 더 받고 싶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많았죠. 사실 정직한 게 제일 중요한 것인데 말이죠. 시간이 약이라는 말이 있듯이, 이런 실패를 극복하는 방법 중에 제일 효과적이었던 건 역시 시간이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 보면 대학교 때 들었던 수업의 점수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요. 그걸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때의 실수를 하지 않았겠죠. 그 수업은 나중에 다시 들어서 점수를 잘 받았어요.
6. 현재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젝트나 그런 분야에 개인적인 시간을 투자해서 배워보는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자신의 시간을 다른 곳에 투자하기 쉽지 않은데, 다시 돌아보니까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분야가 있으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어요.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관심을 두고 시간을 들여 연구해보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또한 코업(co-op)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회사를 보면 경험 있는 사람들을 찾고 또 그런 사람들이 회사에 적응을 빨리합니다. 큰 회사는 코업의 일자리를 많이 제공해 주기 때문에 이 이점을 잘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고, 회사의 방침을 잘 이해한다면 그 회사에 빨리 적응할 수 있습니다.
7. 유비씨 컴퓨터 공학 프로그램이 다른 대학교 컴퓨터 공학 프로그램이랑 다른 점 혹은 더 특별한 점이 있나요?
코업 프로그램은 잘 발달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코업 프로그램을 들어가기 위한 워크샵이 잘 되어있어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할 때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유비씨 학생이라면 누구든지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또한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기 때문에 코업으로 취직하지 못해도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기 때문에 엄청난 도움이 됩니다.
8. 졸업 후 입사준비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팁이 있다면?
졸업하기 전 코업 하던 곳에서 바로 취직이 되어서 따로 취업 준비는 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직을 할 때는 준비를 했었습니다. 인터넷에 있는 인터뷰 기출문제들을 찾아보면 많이 나옵니다. 그것들을 보고 가면 상당히 많은 도움이 돼요. 그리고 인터뷰에서 자신의 경험을 잘 설명할 수 있으면 더욱더 유리합니다. Hyperwallet에 입사하기 위해 봤던 인터뷰에서 느낀 건,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보다 솔직한 사람을 더 선호하는 것 같았습니다. 회사 입장에선 솔직하게 얘기하는 걸 더 중요히 여겨요. 예를 들어 성실하게 일했지만 마감시간을 맞추지 못 했을 때 사실대로 보고하지 않는다면 회사 입장이 많이 곤란해집니다. 그래서 솔직함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9. 회사를 관둔 후 취업하기 전까지 어려운 점은 없으셨나요?
회사를 처음으로 옮기게 된 이유는 언젠가부터 일이 짐이 되고 스트레스가 되어서 억지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에서 제일 시간을 많이 보내는 곳에서 즐겁지 않으면 안 되겠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은 결과, 전공을 살리되 같은 분야에서 더 전문적인 일을 시도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한 일을 했었지만 조금 더 기술적인 일을 찾고 싶어서 새로운 직장을 찾는 도중 Hyperwallet이라는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현 직장에서는 자동화(automation)라는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그것은 오토매틱 시험을 한 후 프로그램을 짜고 그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테스트하는 일입니다. Hyperwallet에서의 제 업무는 단순하게 짜여진 대본을 따라가면서 검증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더 적극적으로 주도하며 리스크를 찾는 겁니다. 이 일은 창의력을 요구하고 자유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처음엔 적응하기엔 힘들었지만 요새는 훨씬 재밌습니다.
10. 어떻게 QA를 하게 되셨나요?
QA (quality assurance engineer)라는 직업이 생소할 수 있는데, IT 쪽에서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가장 효과적인 소프트웨어 개발을 위해 QA들은 개발 전부터 사용자의 관점에서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해보는 일을 합니다. 직접 테스트만 하는 게 아니라 무엇을 테스트 해야 할지 개발자와 의논하고 준비하는 거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다 보면 버그가 많아요. 그것을 고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QA들은 최대한 일찍 버그를 찾아야 하는 거죠. 그래서 QA들은 본 회사의 제품을 자세히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때 기존 기능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어떤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지도 예측이 가능해집니다. 개발자들은 주어진 필요조건을 기초해서 소프트웨어를 만들지만 저희는 개발 도중에 우리가 무엇을 놓친 건 없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는 직업이죠.
11. 회사 분위기는 어떠한가요? 업무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저희 회사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가족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며 서로의 생일도 챙겨주고 미팅 시간에 회의실에서 케잌도 같이 먹습니다. 처음에는 이런 분위기가 살짝 부담스러웠지만 지금은 너무 좋습니다. 저희는 서로 대화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문제가 있으면 같이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여러 명이서 같이 합심하여 고민하면 문제를 더 빨리 해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업무량은 하루에 8시간 정도입니다. 예전에는 회사의 운영 과정이 많이 바뀌는 도중이어서 QA 부서가 미숙한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일의 양이 많을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안정적입니다. 이 회사는 초과 근무 수당을 안 쳐줬어요, 하지만 보너스를 일 년에 두 번 정도 줍니다. 예전 직장에서는 일을 더 하면 flex time이라고 해서 그만큼 휴일을 더 줬어요.
12. 근무시간은 자유로운 편인가요?
네, IT 쪽에서는 근무시간이 관대한 편입니다. 일이 있다면 “half day work”라고 조금 일찍 퇴근해서 집에서 일을 마무리할 수도 있습니다.
13. 회사의 규모는 어느 정도 인가요?
직원이 200명 정도 됩니다. 샌프란시스코에 지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캐나다에서 설립되었지만 수요가 미국이 훨씬 많아서 지금은 미국 지점이 본사로 바뀌었습니다.
14. 현재 직종의 시장과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IT쪽 으로 수요가 많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히 많은 회사들이 agile software development를 도입함으로써 테스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요. 생산성을 제일 높일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QA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더 많이 필요해지죠. 한 마디로 blue ocean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계속 더 조명을 받을 직업이죠. 개발자보다는 페이가 적지만 계속해서 인정을 받아 가는 직업이고 QA는 회사에서 일을 얼마나 잘하느냐에 따라서 승진 기회도 많고 좋은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15. 이 외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조금 늦게 이민 오시는 분들을 위해서 한 가지 얘기하자면, 제가 아는 형을 통해서 느낀 건데 언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회사 내에서 한가지 일을 제대로 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원어민 영어를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분석 능력 혹은 한가지 능력이 뛰어나다면 회사가 인정해줍니다. 언어의 벽에 구애받지 않고 자기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서 그것을 키워나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애니메이션 쪽에서 일하는 지인이 있는데 그분은 영어를 잘 못하십니다. 하지만 그분의 능력이 워낙 특출나서 회사에서는 그 인재를 버릴 수 없기 때문에 직장 내 한국인 동료가 통역을 해줄 만큼 회사에서 많은 대우를 해줍니다.
위와 같은 정보를 더 얻고 싶으시면 akcse.ubc.pub@gmail.com로 문의 해주시길 바랍니니다. AKCSE (Association of Korean Canadian Scientists and Engineers)는 UBC 한인 학생회 중 하나로 Science와 Engineering을 전공하는 학생들이 모인 아카데믹 클럽입니다. UBC내에 선후배간의 교류는 물론이고 대학원생들 및 졸업생들과도 관계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동아리입니다. 저희 AKCSE Publication Committee 는 앞으로도 유익한 정보를 계속 제공할 예정입니다. 많은 도움 되시길 바라며, 이상 AKCSE Publication Committee 박현우, 정윤선, 최재삼, 이주희, 김성규가 작성하였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