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지에서 자란 아이일수록 발달 수준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UBC 연구진이 2000년과 2005년 사이에 태어난 메트로 밴쿠버 지역 2만7000여 명의 킨더가든 어린이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녹지의 250미터 이내에 거주하는 어린이일수록 킨더가든에서 높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서 연구진은 어린이들이 연령에 맞게 발달하고 있는지 측정하기 위해, 킨더가든 교사들에게 의뢰해 설문조사를 하는 ‘EDI(Early Development Instrument, 조기발달지수)’를 이용했다. 조사에 따르면 녹지와 가까운 곳에 거주하는 아이들일수록,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EDI 점수가 높았다.
조사를 이끈 UBC의 잉그리드 자비스(Jarvis) 연구원은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언어, 인지 능력, 사회 발달 등 다양한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자연과 더 가까이 지내는 아이일수록 또래 아이들보다 전반적으로 더 나은 발달을 보였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논문에 따르면 녹지와 먼 곳에서 거주하는 아이들은 차로부터 나오는 대기 오염과 소음에 더 노출될 수밖에 없고, 이는 아이들의 스트레스, 수면장애, 중추신경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마틸다 밴 덴 보쉬(van den Bosch) 연구원은 “앞으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하면서도 “이번 연구는 어린이들의 주거지와 학교 인근에 녹지공간을 더 늘리는 것이 아이들의 발달뿐만 아니라 앞으로 생의 건강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밴 덴 보쉬 연구원은 “자연은 모든 사람들에게 중요하지만, 한창 성장하는 어린아이들에게 특히 그렇다”며 “아주 어린 나이 대부터 녹지와 가까운 곳에서 성장하면 사회적, 정서적, 정신적 발달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녹지 공간과 아이들의 발달 연관성에 대해 연구한 캐나다 최초의 사례였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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