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추가 공급은 공통, 방법은 상당히 다른 여야
오는 5월 9일 BC주총선을 앞두고 두 주요 정당 주거 정책도 맞붙고 있다. 집권 BC자유당(BC Liberals)은 수요에 대한 개입보다 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제1야당 신민당(NDP)도 공급을 늘리는 방향이다.
여야가 주택 추가 공급이라는 방향은 같지만, 실행 방식은 매우 다르다. 자유당이 내 집 마련에 방점을 찍은 공급 정책이라면, 신민당은 공영주택과 투기 방지에 중점을 둔 공급 정책이다. 여기에 신민당은 소득세를 내지 않는 외국 소유주에 대한 과세도 고려하고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BC자유당 “중산층 내 집 마련 지원한다”
크리스티 클락(Clark) BC주수상은 12일 기자 회견에서 “세율 15% 외국인 취득세 부과 조처를 했다”며 “시장 조정에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클락 주수상은 “우리는 실제 거주하는 사람들, 특히 생애 첫 주택 구매자에게 가장 큰 장애물인 시장 진입 문턱 제거에 집중하고 있다" 며 “일단 시장에 들어오면 재산 증식이 가능한 대신, 진입은 어렵다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클락 주수상이나 자유당 공약집 모두 현재까지 부동산과 관련해 새로운 정책을 내놓은 건 아니다. 기존 정책 연장 선상이다.
클락 주수상은 12일 올해 1월 도입한 다운페이먼트 지원 정책, BC홈파트너십(BC HOME Partnership)이 생애 첫 주택 구매자를 위한 주정부 대응책이라고 강조했다. 7억달러 예산을 3년 동안 집행해, 총 4만2000명을 지원할 방침이다.
또 자유당 공약집을 보면 주택 양도세를 감세 또는 면세하는 "생애 첫 주택 구매자 지원 제도(First Time Home Buyer’s Program)상 면세 적용 주택 시가를 50만달러로 올려, 구매자가 최대 8000달러를 절약 할 수 있다"고 했는데, 이 기준은 2017년 2월 22일부터 이미 시행 됐다.
자유당 공약집에 포함된 주택수리 세금환급(Home Renovation Tax Credit)도 새로운 정책은 아니지만, 단독주택을 여러 세대로 나눈 후 임대할 계획이 있다면 눈여겨볼 부분이다. 최근 밴쿠버시내 등에는 단독 주택 내부를 여러 세대로 나누어, 별도 출입문과 화장실을 두고 임대하는 통칭 세컨더리 스위트(Secondary Suite)가 늘고 있다. 자유당 정부는 이러한 분할 공사 비용도 주택수리 세금환급 대상에 추가 포함한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집 인은 공사비 일부를 주정부로부터 세금환급 형태로 돌려받는다. 건설·수리 업체에서 강하게 밀고 있는 정책이기도 하다. 주정부는 환급 정책을 예산 상황에 따라 가변적으로 일정 기한을 두고 도입 후 폐지를 이어가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16년 2월까지 노인 대상 주택수리 세금환급을 시행했다.
별도로 자유당은 노인·장애인 가족을 위한 주택 개조 시 환급액을 최대 2만달러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공약집에서 주택 공급 계획안은 다소 모호한 부분이 있다.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주거 공급을 늘릴 수 있게 건축 인허가 속도를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행정 처리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서 집이 얼마나 늘지 예측하기는 어려운 부분이다.
BC신민당 “공영주택 늘려 주거난 해소”
BC신민당(BC NDP)은 향후 10년간 1만1400세대분 임대·공영주택과 코압(co-op)주택을 지어 공급하겠다고 공약집에서 밝혔다. 1만1400세대 주택 건설은 민간 업체나 단체와 협력을 통해 이뤄진다. BC주 전역에 공급량은 연간 1140세대 수준이다.
또한 집을 빌려 사는 임차인과, 빌려 주는 임대인 사이에 새로운 균형을 잡겠다고 공약했다. “임차인이 공정한 대우를 받게 하겠다”는 공약이다. ‘고정 기간 임대 (fixed term lease)’ 계약 문제 해소를 거론하고 있다.
BC주 임대법에 따르면 임차인이 임대인과 합의에 따라 고정 기간 임대가 만료하면 재협상을 통해 제한 없이 임대료를 다시 정하거나, 퇴거를 결정할 수 있다. 고정 기간 임대 유효 기간 중에는 BC주정부가 정한 연간 임대료 인상률 제한선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2% 기준보다 더 올릴 수는 없다.
문제는 세 들려는 사람이 많은 밴쿠버시내 같은 곳에서는 고정 기간 임대를 극히 짧은 3~6개월 정도로 잡고, 이 기간이 끝나면 임대료를 올린 사례가 빈번하다는 점이다. 스펜서 찬드라 허버트(Herbert) 신민당 소속 주의원은 자기 지역구인 밴쿠버-웨스트엔드 지역에는 10~30% 월세 인상 통보를 받고 호소해온 사례가 많다고 지적했다. 캐나다주택모기지공사(CMHC) 집계에도 지난해 밴쿠버 웨스트엔드 임대료는 주정부 인상률 제한선을 2배 이상 초과해 7.1% 올랐다.
신민당은 또한 집수리와 철거로 인한 임차인 불이익 발생을 막는 법안을 상정하겠다고 공약했다. 월세와 주택 택지 값이 모두 뛰면서 최근 몇 년사 이 기존 임대주택을 철거하는 일이 잦았고, 이 때문에 임차인이 다른 지역으로 밀려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BC신민당 부동산 공약 중 자유당과 가장 큰 차이는 주정부 시장 개입을 늘리겠다는 내용이다. 데이비드 이비(Eby) 주의원 주도로 입안한 공시가 2% 빈집세가 대표적이다. 이비(Eby) 주의원은 실소유주를 확인하고, 조세포탈 사례를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복수 기관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통한 자금 세탁과 탈세 적발을 공약했다. 신민당은 과세와 단속을 통해 발생한 세수를 주거접근성기금(Housing Affordability Fund)으로 편성해, 주거 문제 해결에 사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