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신인의 연방 정당 당수에 대한 ‘겁 없는 도전’은 승리의 열매로 맺어질 수 있을까?
단순한 지역 선거를 넘어 소수민족 출신 후보들의 대결 양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버나비 사우스 보궐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오면서 치열한 공약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보수당 후보로 출마하는 한인 제이 신(Jay Shin)변호사는 연방 신민당 당수인 재그미트 싱(Singh) 후보가 제시한 주택 공약이 보수당의 아이디어를 도용했다고 비난하고 나섰다.
그는 “싱 후보가10년이나 지난 보수당의 예산 조치를 마치 새로운 것인 양 홍보하고 있다”며 “그는 이번 선거를 정치인으로서의 경력을 위해 활용하고 있다. 자신이 제시한 공약이 마치 새로운 신민당의 아이디어인 것처럼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오래전 보수당이 도입했던 것”이라고 비난했다.
싱 후보는 서민주택에 대한 개인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신축 건물비용에 GST 부과하지 않기 ▲주거비용으로 소득의 30% 이상 지출하는 세입자들에게 보조금 지원 ▲생애 첫 주택 구입자들에 대한 세액 공제 두 배로 확대 등의 3가지 조치를 서둘러 제안했다. 싱 후보는 이 제안들이 향후 10년간에 걸쳐 캐나다 전역에 50만 유닛의 서민주택 건립을 도와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후보는 이에 대해 세액 공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에 보수당 하퍼 수상이 도입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1주택 당 최대 750 달러까지 지원된 생애 첫 주택구입자 세액 공제는 지난 2009년 연방 예산으로 도입됐던 바 있다.
신 후보는 싱의 세액 공제 두 배 확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난 2009년에 도입된 세액 공제는 수백만 명에게 혜택을 줬다고 주장한다.
신 후보도 주택구입 여력 문제가 결국은 이번 보선에서 최우선 순위의 공약임을 인정하면서 세금을 낮추는 것이 재정적으로 주택 구입 및 임대 문제를 해결할 최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주민들의 주머니 사정을 호전시켜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싱 후보는 그의 제안에 소요되는 돈이 어디서 나오는 지 자세히 밝히지 않고 있다. 결국 납세자들의 세 부담을 늘려 해결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그는 ‘실현성 없는 공약’으로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려는 정치꾼(politician)중 한 명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신 후보는 또 “케네디 스튜어트 밴쿠버 시장이 이 지역구 신민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으로 재임한 7년간 주택 및 임대 여력 개선을 위해 행한 ‘어떤 일’도 성공하지 못했다”며 “신민당 공약은 그저 말에 그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자유당 정부는 주택구입 여력에 대한 지난 2015년 연방총선의 공약을 “전부” 지키지 않았다. 자유당 후보 당선은 단지 예산 적자폭을 늘리고 세금만 더 거두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라고 보수당에 대한 지지를 거듭 호소했다.
그러나 싱 후보는 주택구입 여력 문제가 버나비 사우스 지역에서 가장 큰 걱정거리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싱 후보는 “우리는 세액공제가 가장 절실한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구제 조치를 제공하는 한편 주택위기의 근본 원인을 다루는 대담한 접근조치를 취할 것이다. 주택위기 해소를 위해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유세하고 있다.
이에 대해 뉴웨스트민스터-버나비 지역구의 피터 줄리안 연방의원은 “싱이 보수당 정책을 도용했다는 신 후보의 주장은 납득할 수 없다”며 “보수당은 서민주택을 짓지도 않았고 자유당 정부의 주택예산 삭감을 거부하지도 않았다. 두 당 모두 주택위기에 대한 비난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세액공제는 3가지 제안 중 가장 예산이 적게 들지만 주택구입 여력을 효율적으로 다루기 위해 다른 조치들과 결합해서 사용될 필요가 있다. 덧붙여 세액공제는 역대 연방정부들의 주택위기에 대한 고질적인 미봉책을 해소하기 위한 '만회(catch up)' 수단으로 도입됐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버나비 사우스 선거구의 보선은 오는 2월25일 실시된다. 신 후보를 지지하는 한인 후원 행사가 2월7일 오후 6시 노스로드 얀스 식당에서 열린다.
이에 앞서 오는 31일 오후 5시30분 버나비 소재 엘리멘트 밴쿠버 메트로타운 호텔에서 열리는 당 캠페인 행사에는 앤드류 쉬어 연방보수당 당수가 신 후보 지원사격을 위해 직접 참석한다.
상업 변호사 출신으로 그동안 한국과 캐나다를 오가며 무역 교류에 전념해 왔던 신 후보는 지난해 9월 보수당 후보로 공식 지명된 후 주택문제 해결 및 이민자들의 삶 개선 등을 내세우며 한인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혜경 기자 khk@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