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지역 주택 거래가 올 들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4월에도 거래량이 전년 대비 24%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매물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1만6000건을 넘어서며, 구매자에게는 유리한 시장 여건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광역밴쿠버부동산협회(GVR)에 따르면, 메트로 밴쿠버 지역의 4월 주거용 부동산 거래는 총 2163건으로, 지난해 같은 달(2831건)보다 23.6% 줄었다. 이는 최근 10년 4월 평균 거래량(3014건)보다도 28.2% 낮은 수치다.

앤드루 리스 GVR 경제·데이터 분석 디렉터는 “금리 여건이 대폭 개선된 상황임에도 거래가 줄어드는 것은 이례적”이라며 “올해 초부터 캐나다 최대 교역국이 무역 정책으로 경기 침체를 경고하고, 동시에 연방 선거까지 겹치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폭풍을 기다리는’ 심리로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4월 한 달간 등록된 신규 매물은 총 6850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3.4% 줄었으나, 10년 평균(5731건)보다는 19.5% 많은 수준이다. 현재 MLS® 시스템에 등록된 총 매물은 1만6207건으로, 전년 대비 29.7%, 10년 평균 대비 47.6% 증가했다.

거래 대비 매물 비율을 나타내는 ‘판매 대비 활성 매물 비율’(sales-to-active listings ratio)은 전체 주택 기준으로 13.8%를 기록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이 9.9%, 타운하우스가 17.5%, 아파트가 15.7%였다. 일반적으로 이 비율이 12% 미만으로 지속되면 가격 하락 압력이, 20% 이상이면 가격 상승 압력이 생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리스 디렉터는 “최근 뉴스는 대부분 부정적인 분위기지만, 현재 시장에는 구매자에게 유리한 요소들이 많다”며 “매물은 2019년 이후 처음으로 1만6000건을 넘었고, 가격은 몇 달간 안정세를 유지 중이며, 대출 이자율도 수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반적으로 균형 잡힌 시장 상황 속에서 구매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MLS® 주택가격지수(HPI) 기준, 4월 메트로밴쿠버 지역 주택의 종합 벤치마크 가격은 118만4500달러로, 전년 대비 1.8%, 전달 대비 0.5% 하락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단독주택 거래가 578건으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으며, 벤치마크 가격은 202만1800달러로 전년 대비 0.7%, 전달 대비 0.6% 하락했다.

이외 아파트는 1130건이 거래돼 전년 대비 20.2% 줄었고, 가격은 76만2800달러로 전년 대비 2%, 전달 대비 0.6% 하락했다. 타운하우스는 442건이 팔리며 전년보다 23.8% 줄었고, 가격은 110만2300달러로 전년 대비 2.9%, 전달 대비 1% 낮아졌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