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주택시장이 7월에도 4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장기 침체 이후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15일 캐나다부동산협회(CREA)에 따르면 7월 주택 거래량은 전월 대비 3.8% 늘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6.6% 증가했다.
CREA의 숀 캐스카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위기 이후 예상됐던 주택시장 반등이 드디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며 “9월 상반기 신규 매물이 쏟아질 때 구매자들의 반응이 향후 시장 흐름을 가늠할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개월 동안 거래량은 3월 대비 누적 11.2% 증가하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 초기 충격을 딛고 회복세를 나타냈다. 로열르페이지(Royal LePage)의 필 소퍼 CEO는 “구매자들이 무역 정책의 불확실성과 혼란에 익숙해지면서, 불확실성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주택시장에 진입하고 있다”며, 과거 코로나19 초기 주춤 이후 회복세와 비교했다.
이번 회복세는 특히 토론토 광역권(GTA)이 주도했다. GTA는 3월 이후 거래량이 누적 35.5% 증가했고, 7월 한 달만 해도 5744채가 거래되며 전월 대비 13% 늘었다. 다만 벤치마크 주택 가격은 전월 대비 0.2% 하락한 97만9000달러를 기록하며 큰 변동 없이 안정세를 유지했다. 캐스카트는 “토론토는 지난 3년간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아 회복까지 가장 긴 여정을 걷고 있다”며, 특히 투자 수요가 많은 소형 콘도 시장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전국적으로는 7월 총 4만2749건이 거래되며, 신규 매물 대비 판매 비율이 52%로 상승, 시장이 점차 타이트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국 평균 주택 가격은 67만2784달러로 전년 대비 0.6% 상승하며 안정세를 보였다. CREA는 “거래가 늘어나고 매물이 제한적이라는 것은 시장이 점점 빡빡해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한편, 로열뱅크오브캐나다(RBC)는 올해 캐나다 주택 재판매량이 3.5% 감소한 46만7100채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내년에는 7.9% 반등해 50만4100채가 거래될 것으로 전망했다. RBC 로버트 호그 수석 부이코노미스트는 “상반기 감소세는 온타리오와 BC주가 주도했으나, 가을 매물 증가와 정부 정책에 따라 회복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리 동결과 일부 재고 증가로 구매자에게 약간의 협상 여지가 생겼다고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주요 도시에서는 높은 가격 부담이 거래 확장을 제한하는 주요 변수라고 지적했다. 호그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부담 능력 개선은 점진적이며,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CREA는 “토론토 광역권을 중심으로 한 회복세가 전국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9월 신규 매물 증가 시점에 구매자 심리가 어떻게 반응할 지가 향후 주택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