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타리오주가 학생들의 교실 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제도를 4일부로 시행했다. 

휴대전화 사용금지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온주 초·중·고교 학생들은 교육 목적이나 특별한 상황이 아닌 경우를 제외하고는 학급 내에서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게 됐다.

온주 집권당 진보보수당(Progressive Conservative Party of Ontario)은 지난 2018년 온주 총선 당시 교실 안 휴대전화 사용금지 제도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바 있다. 또한 지난해 온주 학생, 학부모,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97%의 답변자가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대답하기도 했다. 

온주 스티븐 레체(Lecce) 교육부 장관은 “학급 내에서 학생들이 집중해야 할 것은 SNS가 아닌 수업 내용”이라며 ”이 제도로 교실 안이 조금 더 학업 위주의 환경이 되길 바란다”며 휴대전화 금지 제도에 대해 대한 반가움을 전했다. 

이전에도 많은 학교나 교육청이 학급 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통제하는 제도가 있었지만, 온주 정부 차원에서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형태로 이 제도를 시행할지는 학교와 교사 재량에 맡길 것으로 보인다.

학급 내 휴대전화 사용은 온주만의 일이 아니다. 휴대전화로 인해 학생들은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학생들 사이에서 사이버 폭력도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이다. 프랑스도 지난해에 15세 이하 학생들이 학교에 스마트폰을 갖고 등교할 수 없게 하는 법안을 통과시켜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빅토리아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홀리 브링크맨(Brinkman)씨는 지난 3월 CBC와 인터뷰에서 “매번 학생들에게 휴대전화를 내려놓으라고 하는 것도 교사로서 너무 지치는 일”이라며 학교나 정부 차원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교사나 학교마다 고유의 방법으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충분히 금지할 수 있는데 주 정부까지 나서서 막을 필요가 있냐는 목소리도 있다.  지난 3월 온주가 이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을 당시 BC주 교육부는 성명서를 통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규정은 각 지역 교육청의 결정에 맡긴다”며 주 정부 차원으로써 휴대전화 금지는 아직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던 바 있다.

코퀴틀람 교육청 소속의 교사 이다윗 씨 역시 자신만의 방법으로 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효과 있게 차단하고 있다. 그는 교실 안에 ‘폰 호텔(phone hotel)’이라는 보관함을 만들어서 학생들이 교실 안에 들어오면 각자 지정된 번호의 작은 ‘호텔방’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보관하게 한다. 그래서 해당 번호의 ‘호텔방’이 비어 있다면 어떤 학생이 휴대전화를 몰래 사용하는지 쉽게 알아볼 수 있고, 수업 과정에 필요할 때만 전화 사용을 허락한다고 말했다. 

코퀴틀람 글렌이글(Gleneagle) 세컨더리 학교에 재학 중인 11학년 김정윤 학생은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정부가 어떤 식으로 관리할 건지 이해가 잘 안 된다”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교사 입장에서 학생이 사전을 찾아보는지 SNS를 확인하는지 알 방법이 없지 않나”라고 제도의 기준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