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에 설치된 자동 심장충격기. /gettyimagesbank

BC주 정부가 모든 학교에 자동 심장충격기(AED)와 날록손 키트를 비치하도록 의무화한다.

주 교육부는 7일, 심정지 시 심장을 다시 뛰게 하는 자동 심장충격기와 약물 과다복용을 되돌릴 수 있는 날록손 키트를 모든 학교에 구비하는 새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올해 말까지 주 내 모든 고등학교에 우선 적용되며,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2026년 9월까지 해당 장비를 갖춰야 한다.

이번 정책은 2022년 심장 질환으로 친구를 잃은 밴쿠버 포인트그레이 세컨더리 11학년 토비아스 장(Zhang) 군과 동급생들의 청원 활동에서 비롯됐다. 이들의 노력으로 밴쿠버 교육청은 지난 1월 관내 모든 학교에 AED를 설치하는 정책을 통과시켰으며, 주 교육부가 이를 주 전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멜라니 청(Cheng) 밴쿠버 학부모자문위원회 의장은 “포인트그레이 학생들의 큰 승리”라며 “그들이 보여준 노력과 받은 모든 지원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새 지침에 따라 오는 9월부터 BC주 전역의 10학년 학생들은 체육·보건 수업에서 AED 사용법과 심폐소생술(CPR)을 배우게 된다. 다만 날록손 사용법은 교육 과정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중독 예방 단체 ‘맘스 스톱 더 함’(Moms Stop the Harm)의 공동 설립자 레슬리 맥베인(McBain)은 “기본적인 사용법조차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쉽다”며 “학생들이 날록손과 과다복용 증상을 알고 대처 방법을 익히면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 교육부에 따르면, 2016년 BC주가 약물 중독을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선포한 이후 지금까지 1만6000명 이상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200여 명은 19세 미만 청소년이다. 맥베인은 날록손 교육이 학생들에게 약물 사용의 위험성을 인식시키고 예방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아보츠포드 교육청은 한발 더 나아가 학생들에게 날록손 사용법까지 교육한다는 계획이다. 네이선 잉(Ngieng) 교육감은 “아보츠포드에서도 약물 과다복용 사망 사례가 있어 청소년들에게 응급 상황 대처 능력을 갖추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해당 교육청은 10년 전부터 모든 학교에 AED를 비치해왔으며, 실제로 학생의 생명을 구한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