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기온은 아직까지 옷을 껴입게 만들지만, 가라지 세일에 참여하는 모두의 마음은 내리쬐는 햇살만큼이나 따듯하게 열게 했다. 4월 22일, 23일 이틀에 걸쳐 열린 헤이스팅스가 홈리스 기부금 마련 가라지 세일이 성공리에 마쳐졌다. SFU 하나다와 웨스트 밴쿠버 학부모님들의 주최로 열린 이번 가라지 세일은, 밴쿠버 사회에 봉사와 한인 고등학생들과의 친목도모를 취지로 마련된 자리였으며, 하나다 임원들과 고등학생들이 함께 시간을 보내며 물건을 파는 등 값진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되었다.
어색한 첫 만남, 디스플레이를 하며 친해져
하나다 임원 대부분이 코퀴틀람과 버나비 지역 고등학교 출신인데 비해 봉사활동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은 웨스트 밴쿠버 지역의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늦잠을 자고 있을 토요일 오전 10시에 어색한 첫 만남을 가진 우리들은 물건을 배치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기 시작했다. 많은 학부모님들의 기부로 모인 다양한 물건들을 보며 효과적인 “장사”를 위해 다같이 머리를 모았다. 가라지 세일의 주요 품목인 주방용품과 의류부터 시작해서 손수 만든 귀걸이, 텔레비전, 청소기, 스키 용품까지 마치 소(小)장터를 연상케 할 정도.
좋은 상태의 물건에 서로 탐내며 먼저 흥정을 하기도 하는 등, 같이 물건을 정리하고 구경하며 그렇게 손님을 맞을 준비를 했다.
자선바자회에 오가는 사람 모두 호응
“모든 이익금은 자선기금으로”라고 적힌 문구를 들고 서있거나, 우리는, 오는 모든 이들에게 홈리스를 위한 자선 바자회라는 것을 강조하였다. 이를 들은 몇몇 사람들 중, 양말 한 켤레라도 더 팔아주겠다며 물건을 집어 드는 이도 있었으며, 1,2달러라도 더 깎으려는 대신 기부금까지 내던 이도 있었다. 사회 봉사라면 이렇듯 팔 걷고 나서는 이들을 보며 모두가 가슴이 훈훈해 짐을 느꼈다. 케네디언이 즐비할 것 같았던 예상에 반해 중국인과 인도인들, 그리고 많은 유럽인들이 오고 가며 새삼 다민족의 나라란 것 또한 느끼게 되었다.
틈나는 시간마다 고등학생들과 담소 나눠조금은 한가했던 오후 하나다 임원들은 틈나는 대로 고등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컴퓨터 하는 것을 좋아하는 9학년 한 남학생은 컴퓨터 공학을 전공하는 임원에게 조언을 듣는 등, 진로에 관한 이야기 및 대학공부 등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주변에 대학생 선배가 없던 학생들에게는 봉사활동도 하며 일석이조의 시간이 되었다고 한다. 오후 3시 반쯤 물건을 정리하며 자리를 제공해주신 학부모 김순영씨의 자택에서 학부모님들과 한자리에 모여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학 공부뿐만 아니라, 생활 습관이나 진로문제, 사춘기 시기에 있는 자녀들과 대화 방법 등, 유학생으로, 이민자 학생으로, 또 이민자 부모로, 서로의 입장을 얘기하며 더욱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비록 처음 만난 고등학생, 대학생들과, 또 그 중 몇몇에게는 처음 경험해보는 가라지 세일이라 서툰 점도 많았으나, 사회봉사를 위해 한자리에 모여 함께하는 시간이 값진 이벤트였다. 앞으로 한인 고등학생과 잦은 교류로 대학선배, 인생의 선배로서 많은 조언과 경험담을 들려주고, 한인 학생들이 올바른 길로 자기 적성을 잘 찾으며 진로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한다.
/김지언 학생기자 신방과 3년 cindyk@sfu.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