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SFU 버나비 캠퍼스 여기저기서 수 많은 공사 현장을 목격할 수 있다. 학부 건물을 새로 짓고 체육관을 새로 지으며 운동장 잔디까지도 바꾸고 있는 추세이다. 학교 측의 이러한 확장은 당연히 학생들을 위한 질 높은 교육 수준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 하지만 고스란히 그 부담은 현재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학교 등록금은 그 액수가 두 배 이상 부쩍 올라버렸다. 불과 4, 5년 만에 급격히 오른 등록금은 스스로 학비를 벌어 학교를 다니는 저소득·중산층 학생들이나 유학생들에게 또 다른 걱정거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최근 학교 재무부서에서 뽑은 자료를 보면 유학생들의 경우, 1년에 24학점을 이수하려면 무려 1만1992달러가 든다. 한 학점당 500달러가 드는 셈이다. 졸업을 하려면 120학점을 이수해야 하기 때문에, 비싼 등록금 탓에 4년이 아닌 5년 뒤에나 졸업이 가능해지는 실정이다. 학비 뿐만이 아니라 모든 생활비를 포함했을 경우는 매년 자그마치 2만3216달러가 넘어선다고 한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은 학생들에게도 부담이 크겠지만 한국의 사회적 상황이 그렇듯 자식 대학 학비까지 보태는 부모님들의 얼굴에 쓰디쓴 표정만 남길 뿐이다. 영주권자나 캐나다 시민권자의 학비가 유학생의 3분의 1이라 하지만 이들에게도 학비 인상이 결코 좋은 소식일 리 없다.
좋은 환경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질 높은 교육을 제공하자는 학교 측의 취지에 반해 막무가내 등록금 인상으로 저소득층과 유학생들에게 배울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 상황이 정작 학생들을 위한 학교 측의 최후 선택인지, 학교 환경 개선으로 캐나다 대학교들 사이에서 자체 경쟁력만을 높이려는 것인지 의심만 품을 나름이다. 한 학교 학생단체 관계자는 등록비 인상으로 학생들의 졸업이 늦어지면 사회에서 그들의 상품성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을 거라 걱정하기도 했다. 결국 학생들에게 도움이 아닌 어려움만 제공하는 셈이다.
부풀려 생각해 보면 교육이라는 장르에서도 이제는 자본주의 문제점들을 찾아 볼 수가 있다. 돈이 없으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힘든다든지, 돈이 있어야만 수준 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다라는 현실은 저소득층 시민들에게 다시 한번 자본주의 사회의 최대 피해자라는 자리만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학교 측도 이러한 점을 반영해 'Scholarships and Bursaries' 제도에 한 층 신경을 더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Scholarships and Bursaries'는 장학금 제도로, 그 중 Bursaries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상대로 엄밀한 평가 뒤에 주어지는 일종의 장학금이다. 물론 다수에게서 얻은 것을 소수에게 조금 나눠 주는 거라 생각 될 수 있지만 그나마 피해를 줄이자면 결국 우리들은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 또 이러한 주어진 기회를 최대한 살려 짐을 조금이나마 줄이는 게 최선책일 것이다. 또 그래야만이 우리들을 뒷바라지 하시는 부모님들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최소한의 도리가 아닐까?
/최현철 학생기자 신방과 4년 hchoi@sfu.c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