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엘 마티노 UBC 교수는 영어 과목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려면 매일 연습하고 친구들과 그룹을 만들어 서로의 작문에 대해 토론하라고 조언했다.

UBC는 현지 고등학교 영어 과목에서 80%를 받지 못한 학생들과 First-year English(100레벨 영어 코스)를 마치지 않은 유학생들에게 LPI(Language Proficiency Index) 성적 5점 이상을 요구하고 있다. LPI 성적에 그치지 않고, UBC는 대부분 학생들에게 100레벨 이상의 영어를 필수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덧붙이자면, UBC 학생들은 5점 이상의 점수로 LPI에 합격한 후, 1학년 영어과목을 6학점 이상 수강해야만 한다. LPI 시험을 통과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만 영어 과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것도 힘드니만큼 영어 과목은 많은 UBC 학생들이 피하고 싶은 과목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1학년 영어 과목 중에서도 가장 인기있는 과목은 대학생 수준에서 익혀야 할 작문, 특히 리서치 작문을 배우는 영어 112(English 112)와 문학 작품을 배우는 영어 110(English 110)이다. 작문을 유난히 좋아하는 나는 지난 달에 마친 2007년 겨울학기에 영어 112과목을 수강했다. 딱딱하고 아카데믹한 작문보다는 문학 작품에 대해 토론하고 글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해서인지, 처음에는 지루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조엘 마티노(Joel Martineau) 교수의 자세하고 세심한 지도 덕분에 어렵게만 생각했던 작문에 더욱 흥미를 느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우선 조엘 교수는 모든 학생들에게 3~4명 정도의 그룹을 이뤄 서로의 작문에 대해서 토론하도록 한다. 아는 친구들이 하나도 없었을 뿐더러 낯을 가리는 나로서, 다른 학생들한테 같이 토론하자고 나설 용기가 없어 처음에는 소극적으로 참여하기 일쑤였다. 물론 작문 실력이 더 나아질 리 만무했다. 두세 차례 수업을 마친 후, 난 내가 이 수업을 통해 영어 작문을 배우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제자리인지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결국 좀더 적극적으로 수업에 임해야겠다는 생각에 나는 같은 그룹 친구들에게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니 어떤 조언이라도 해달라고 얘기했다. 멋쩍은 표현이었지만 그렇게 고백한 후 마음이 무척 편해졌고 다른 친구들 작문에도 자신있게 조언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더불어, 나는 교수님을 자주 찾아 뵙고 더 나아질 수 있는 방도를 찾기 시작했다. 물론 교수님을 찾아 뵙는다는 것도 나에게는 크나큰 용기가 필요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조엘 교수의 지도 방법 중 하나는 학생들의 작문을 되돌려 줄 때 항상 잊지 않고 작문에 코멘트를 달아준다는 것이다. MLA(Modern Language Association) 형식뿐 아니라, 어떻게 글의 컨셉트와 자신의 요지를 밝히는지, 그리고 어떤 부분이 잘 표현되었는지 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조엘 교수에 따르면 영어 과목에서 성공하는 비결에는 최소한 6가지가 있다.
① Attend the all classes: 모든 수업에 참석할 것. 조엘 교수는 대학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 수업에 결석하면서부터 모든 과목에 흥미를 잃게 되었다면서 훌륭한 출석률은 높은 성적을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② Work everyday: 매일 연습할 것. 스포츠 선수들은 올림픽게임에서 우승하기 위해 하루도 연습을 거르지 않는다. 4년 동안 갈고 닦은 연습이 게임에서의 승리를 부른다. 음악 연주가들도 하루 이틀 연습으로 연주회에 나서지 않는다. 작문도 마찬가지. 연습할 분량은 자신이 결정해야 하지만, 매일 45분 정도의 짬을 내 작문 연습을 해야 한다.
③ Make friends: 친구를 만들 것. 친구를 만들어 수업 시간 외에도 친구들과 토론하고 교수의 설명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체크한다. 다른 친구들과 같이 토론하면서 서로 배우게 된다.
④ Start the draft first: 초고부터 시작할 것. 그림을 그릴 때 밑그림이 필요하듯이 작문도 초고부터 시작해야 한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든 우선 초고를 만들어야 한다. 많은 학생들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완벽하게 생각하고 계획해서 작문하는 게 낫다고 여겨 초고를 작성하지 않는 것이다. 초고 작성은 작문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⑤ Tell your own stories: 자신만의 이야기를 전달할 것. 자신을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의 이야기를 작문한다. 모든 사람들은 자신만의 훌륭한 스토리를 지니고 있다.
⑥ Remember what you do know rather than what you do not know: 자신이 모르는 것보다 알고 있는 게 무엇인지 기억하라. 자신이 모르는 것을 기억해내려고 하면 시험 때에 더욱 긴장하기 마련이다. 시험 전날 수면을 충분히 취한 후, 시험 당일에 편한 마음으로 임한다면 몇 달 동안 갈고 닦은 실력이 발휘되기 마련이다.

조엘 교수가 강조한 비결 외에도, 영어 과목뿐 아니라 UBC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이 현재 공부하고 있는 영역을 즐겨야 할 것이다. 즐기는 사람을 당해낼 자는 없듯이, 영어 과목을 즐긴다면 성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스로 찾아낼 것이고, 적극적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노력할 것이다. 게다가 아카데믹 이슈에 대해 항상 비판적인 사고 방식을 갖고 판단하고 고민한다면 자신의 지식 배양에도 큰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유명한 스포츠 기자 레드 스미스(Red Smith)는 말한다. “Writing is easy. You just open a vein and bleed (작문은 쉽다. 그저 혈관을 열고 피를 흘려라).” 작문은 끊임없는 연습의 결과물이라는 사실을 절실히 알려주는 명언이 아닐까 싶다.
 
염미 학생기자 (심리학 3년) nungae@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