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이민 캐나다, 외국인 입국도 대거 거부

     최희수 기자
등록일자 : 2024-09-03 11:56:13    조회수 : 7263




최근 외국인 노동자 고용 제도를 축소하는 등 반(反) 이민 행보를 보여온 캐나다가 외국인들의 국내 입국도 대거 거부해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3일 로이터 통신이 입수한 정부 내부 문서에 따르면, 캐나다 국경 관리국(CBSA)은 올해 1~7월 외국인 방문객 3727명(월평균)의 입국을 불허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33명(20%) 많은 수준이다. 

또한 올해 7월 한 달간 캐나다 입국을 시도했지만 거부 당한 외국인은 총 5853명으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많았다. 여기에는 학생, 임시 노동자, 관광객이 포함됐다. 

비자 소지자로만 보면, 7월에 285명의 비자 소지자가 입국을 거부 당해 강제 귀국했다. 이 역시 2019년 1월 이후 가장 많은 수치로 드러났다. 

동시에 캐나다 이민국은 비자 승인도 대폭 줄여온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가 입수한 이민국 자료에 따르면, 방문(visitor) 비자의 경우 올해 1월, 2월, 5월, 6월에 승인된 것보다 더 많은 신청이 거부됐다. 

특히 6월엔 그 비율이 팬데믹 절정 시기 이래 가장 높았다. 승인된 학생 비자 건수와 취업 비자 건수도 각각 2023년과 2022년 기준 최고치에서 크게 줄었다. 

이와 관련해 CBSA는 입국 불가 판정은 정부의 이민 정책 변동으로 인해 늘어날 수 있지만, 이 기간 동안 구체적인 변경 사항이나 내부 지시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다수의 이민 변호사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들어 공항과 육로 국경 입국 심사에서 비자 소지자에 대한 더 엄격한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BC주의 한 이민 변호사는 “최근에만 캐나다 입국이 불허된 비자 소지자 6명의 사면 신청을 대리했다”며 “정부의 이민에 대한 180도 바뀐 태도 변화로 인해 입국 심사도 덩달아 까다로워지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와 같이 외국인 입국자에 대한 거부 사례가 급증한 것은 내년 연방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뒤쳐진 트뤼도 정부가 부정적 여론을 뒤집기 위해 임시 거주자 수를 축소하는 행보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트뤼도 정부는 팬데믹 기간 동안에 많은 이민자들과 임시 거주자들을 수용하면서 심각한 주택난과 청년 실업률 증가, 사회적 부담을 야기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지난주 트뤼도 총리는 저임금 임시 외국인 근로자 비율을 20%에서 10%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하며, 이어 올가을에 더 광범위한 이민 정책 개편을 시사했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u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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