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전통적인 이사철이 봄이지만 밴쿠버에서는 우기(雨期)로 인해 이사철이 6월에서 8월 사이로 늦춰진다. 이사철을 맞이해 인테리어 관련 업체들도 바빠진다. 헌집을 사더라도 새집 들어가는 기분을 누리기 위해 집 수리나 인테리어 디자인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전체 수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손쉽게 집안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페인트 칠이다.

“페인트 칠은 집안 분위기를 바꿔 줄 뿐만 아니라, 이전 거주자의 채취를 없애 주기도 한다” 밴쿠버인테리어디자인(VID) 진욱 대표는 청소를 깨끗이 해도 사라지지 않는 냄새를 제거하는 방법으로 페인트칠과 카페트 교환을 권했다.

페인트칠 용역가격은 보통 바닥면적으로 계산된다. 진 대표에 따르면 요금은 바닥 넓이를 기준으로 2번 칠하는데 평방피트(Sqft.)당 1달러20센트를 기준으로 한다. 다만 이 요금기준은 단색으로 실내 전체를 칠할 때이며 벽체가 손상돼 있거나 여러 색상을 사용할 경우 요금은 더 올라간다. 또한 어두운 색 벽을 밝은 색으로 바꿀 때는 대부분 2번 칠하는 정도로는 부족하기 때문에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다.

페인트칠 용역을 맡길 때는 칠을 할 사람에게 ‘현장’을 보여주고 색상과 페인트 종류를 정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한 일반적인 가격보다 지나치게 싸다면 용역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진 대표는 현장에서 경험을 통해 “비용을 아낀다며 바탕 페인트에 색소를 섞어 2번 칠하는 경우가 있었다”며 “이 경우 벽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페인트는 가격이 싼 대신 묽어서 2번 이상 칠을 해야 제 색을 내는 경우 또는 용기에 표시된 색깔이 나오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점들이 페인트를 고를 때 미리 샘플을 발라보고 결정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로나(RONA)에 따르면 올해 인기색은 바틀드 워터, 코튼 볼 등 모던한 느낌을 주는 미색계통, 옅은 색 하드우드 플로어와 잘 어울리는 피 블로섬, 터틀 스케일, 체스트 넛 크림, 차분한 느낌의 카멜레온 그린, 알로에 등이다.

진 대표는 “살 집에 대한 색깔은 자기 취향대로 하는 것이 좋지만 한인들의 경우 무조건적인 흰색 선호는 조금 탈피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인테리어 자체를 모던하고 간단한 스타일로 했을 때 흰색은 효과가 있지만, 밴쿠버에 흔한 클래식한 구조를 가진 주택에 흰색을 칠할 경우 집을 망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페인트처럼 손쉽게 집안 전체 분위기를 바꾸는 요소로 벽지가 있으나 밴쿠버 지역에서 벽지는 잘 사용되지 않는다. 크로버그 인테리어디자인 마이클 로퍼씨는 “벽지는 클래식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밴쿠버 지역내 대부분 주택 구조상 겨울철 난방 열기와 습기가 만나면서 벽지가 쉽게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 잘 사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로퍼씨는 “벽지와 접착제 가격이 페인트 비용보다 많이 들어 벽지 자체는 많이 사용되지 않는다”면서 “대신 일부 주택에서는 스텐실 페인팅을 이용해 벽 상 하단에 무늬를 넣거나, 월페이퍼 보더(Wallpaper-border)를 붙여 장식하는 경우는 많다”고 설명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