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밴쿠버 지역 건축 관계자들은 가을에 월동준비를 마쳐야 겨울철 발생하는 문제들을 피할 수 있다며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 이 가운데 올 겨울 난방비용 부담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가을철에 미리 점검해야 할 항목들을 점검해보았다.
난방비 절약위해 단독주택은 퍼니스 신경써야
낡은 퍼니스(furnace)는 난방비 상승의 주요인이 된다. 천연가스 보급사인 테라센에 따르면 최신형 퍼니스는 에너지 효율이 최대 97%에 달하나 구형 퍼니스 열효율은 60%에 불과한 실정이다. 테라센사는 “가능한 가을철에 퍼니스 상태를 점검해주고 필요할 경우 필터를 교체하거나 재사용가능 필터를 청소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캐나다모기지주택공사(CMHC)에 따르면 캐나다 국내 연료비는 전기나 프로판가스가 가장 비싸며 난방유는 약간 저렴한 편이고 천연가스가 가장 저렴하다. 그러나 연료가격은 2000년 이후 급변하고 있어 가격을 예상하는 것은 전문가들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한편 CMHC는 모기론보험 납입자들을 대상으로 에너지효율 개선 공사나 에너지효율이 높은 주택을 구입할 경우 보험료 10% 가량을 환불해주거나 상환기간을 늘려주는 혜택을 올 1월부터 제공하고 있다. 새 주택 구입시 환불대상은 에너가이드(EnerGuide)평가로 77점 이상 평가 받거나 R-2000인증, 또는 CMHC가 주택건축사를 R-2000인증건축사로 지정했을 때, 콘도의 경우 캐나다 연방 천연자원부(NRCan)로부터 인정서를 받았을 때 가능하다.
겨울에 물새면 곤란…지붕청소는 끝내놓자
밴쿠버실내건축 진욱 대표는 비가 많이 오는 밴쿠버 특성상 월동 대비로 미리 지붕점검과 청소를 가을에 끝내놓을 것을 권한다. 진 대표는 “가터(배수구)에 낙엽이 쌓여 물 흐름이 막히면 지붕이 상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오는 겨울에 지붕은 수리하기 곤란한 만큼 미리 손보아 놓을 것”을 권했다. 또한 지붕이음매 사이에 이끼가 자라는 경우 지붕에 물이 새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진 대표는 창문, 지붕 등에서 물이 새는 집의 경우 “벽면에 검은 곰팡이가 생기거나 페인트칠한 부분이 습기에 손상되는 등 징후가 보인다”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 원인을 찾아내 수리해둘 것을 권했다.
가구로 난방기를 막았는지 확인해야
인테리어 디자이너 데릭 콜맨씨는 “가구를 배치할 때 난방기구를 막거나 난방기에서 나오는 열기를 방해하는 위치에 두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열은 방사성이 있어서 사방으로 뻗으려고 하는데 이를 가구로 막으면 가구손상과 열손실로 이중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화재위험을 방지하려면 난방기구와 가구, 카펫이나 커튼 사이 거리를 최소 3피트(91cm)가량 둘 것을 권했다. 또한 난방기 곁에 가습기를 놓고 사용할 경우 벽에 손상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한편 온열기나 전기난로는 사용하지 않을 때도 전력과 연결돼 있으면 작동 대기 상태로 전기를 소모하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을 경우 코드를 빼놓을 것을 권했다.
한편 최근에는 커튼에서 블라인드로 많이 교체되고 있으나 난방효과를 고려하면 커튼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콜맨씨는 덧붙였다.
유행도 좋지만 고려해볼 사항들
진 대표는 한인들 사이에 인기 높은 마루바닥의 경우 난방 효율면에서 라미네이티드 플로어보다 원목을 권하면서 “라미네이티드 플로어는 겨울철에 매우 차기 때문에 생활하려면 카펫과 러그를 깔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원목은 비용이 라미네이티드 플로어보다 2배가 들지만 차가운 느낌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온돌시공과 관련해 전기난방과 온수난방 시공 비용은 거의 비슷하지만 관리 비용은 전기난방 방식이 더 많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또한 저택에 설치된 채광창(skylight)에 대해 진대표는 “일교차가 심한 밴쿠버 기후에는 부적절하다”며 “빗소리나 손상으로 인한 습기 문제로 채광창을 막는 집도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권민수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