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상 최고의 더위가 예고되는 올여름. 에어컨을 아무리 빵빵하게 틀어놔도 집안 인테리어 체감온도가 높으면 꽝이다. 시급히 인테리어를 쿨~ 버전으로 바꿀 때다. 아토아트 장혜순(53) 대표의 집을 찾은 것도 그런 이유다.‘ 쇼룸’이라 불릴 만큼 실버 인테리어의 진수를 보여주는 이곳은 시원함은 물론 품격마저 느껴진다.

취미로 시작, 실버 장식품에서 앤티크 가구까지 섭렵

현관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입이 딱 벌어진다. 벽면에 걸려 있는 웅장한 은(Silver) 부조액자부터 서랍 협탁 위에 놓인 은제 독수리 조각까지 마치 집안 자체가‘고가’의 은 예술품 같다. 하지만 선입견일랑 버리자. 주인장의 안내에 따라 집안 곳곳을 살펴보니,“ 5000원부터 수천만원에 이르는 모두가 제각각의 작품들”이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벽난로 위 7000원짜리 은 액자와 손님용으로 내놓은 5000원짜리 은 장식 포크 등 작은 은 소품 하나가 내는 빛 또한 수천만원 작품에 뒤지지 않는다.

장씨가 은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5년 뉴질랜드 출장차 들른 선데이마켓에서부터다. 집 꾸미기를 좋아하던 어머니를 따라 어릴 적부터 유럽풍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던 장씨에게 그곳은 영화 속, 소설 속에나 등장하던 은 소품의 천국이었다. 이때부터 출장때마다 하나 둘 구입해 모으기 시작, 이후에는 은 장식품과 어울리는 가구까지 갖추게 되었단다. 지금의 인테리어는 지난 10년간 은에 대한 장씨의 일편단심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오히려 시간이 더해져‘고귀함’마저 느껴진다고. 취미에서 시작한 은과의 사랑은 사업으로까지 이어졌다.

대기업 전무자리를 던지고, 이탈리아 은제 장식품 수입사업에 뛰어든 것.“ 혼자 보고 즐기려니,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당시(1996년)만 해도 국내에 은 장식품은 전무하던 시대. 은(銀)은 시집갈때 혼수로 해가는 은수저가 전부였다. 은 장식품을 시작으로 앤티크가구 등 다양한 데커레이션 제품을 수입하고 있다.

은 장식품에는 유화 액자가 찰떡궁합!

2년 전에는 그간 수집한 은 장식품을 위해 실내 리모델링까지 끝마쳤다. 심플한 대리석 바닥과 핸드프린팅된 펄감의 하얀 벽면은 곳곳에 자리한 은 장식품을 위한 기본 바탕. 그런데 가만히 살펴보면 장씨의 집에는 나름의 규칙이 있다. 은 장식품이 있는 부근에는 따뜻한 색감의 유화액자나 컬러감이 느껴지는 화병 등이 놓여 있다.

“ 은 하나로 집안을 꾸미기는 어렵죠. 보다 중요한 건 은은 여러 색감과 있을 때더 돋보인다는 거죠.”

앤티크 가구도 은과 잘 어울리는 소품. 앤티크만의 고전미가 은 소재의 차가움을 극단적으로 표현해준다. 패브릭의 경우, 블랙이나 화이트의 깔끔하고 심플한 컬러나 모노톤의 반짝이는 소재도 은과 잘맞아떨어진다. 특히 커튼의 경우 광택 있는 소재나 빛의 투과율이 강한 소재를 이용하면 은 장식품과 대비를 이루며 특별한 공간을 연출할 수 있다. 조명도 중요하다. 은은 열전도율이 높고 공기에 잘 반응해, 조명의 변화에 따라 다른 분위기가 나기 때문이다. 장씨는 은은한 분위기의 간접 조명방식을 택해 은의 자연스러움을 살렸다.

① 조각된 부분을 통해 빛이 흐르는 독특한 느낌의 스탠드. 앤티크 침대와 어울려 한층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② 크리스털이나 글라스에 은 조각 장식이 달린 식기들. 생활 속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은 장식품이다.
③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의 은 장식 액자에 가족의 모습을 담았다. 은으로 액자 테를 하면 가족의 액운을 막 아 준 다 는 얘기도 있다.
④ 월넛 컬러의 서랍장위에 은 제품을 매치하면 은의 반짝임이 더욱 강조된다.
⑤ 거실 벽면에 걸린 부조 액자. 부부가 차를 마시는 모습을 각각 액자에 담아 재미있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 같다.

행복플러스 글=문영애 기자, 사진=이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