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0년만의 이상 기온이라는 밴쿠버 지역 날씨만큼 주택시장의 체감 온도는 싸늘하다. 6월 저온 현상이 ‘라니냐’의 영향 때문이라면 주택시장에 스며들고 있는 냉기는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밴쿠버 주택시장이 봄여름을 건너뛰고 벌써 가을로 접어드는 양상”이라고 진단한다. 주택시장을 둘러싼 경제 여건을 감안할 때 예년과 같은 열기를 기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는 판단이다.
부동산 중개사 H씨는 “한인이 많이 거주하는 트라이시티 지역의 매기는 거의 실종되다시피 한 상황”이라면서 “한인 중개사 가운데는 이미 다른 직업을 찾아 떠난 사람도 있고 떠나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밴쿠버부동산위원회(REBGV)가 발표한 5월 주택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콘도를 포함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보다 무려 30.5% 감소했다. 하지만 평균거래가격(38만9668달러)은 8.7%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버나비(10.8%), 포트 코퀴틀람(13.1%), 리치몬드(11.2%)의 오름세가 두드러진 반면 웨스트 밴쿠버는 -3.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이저밸리 지역도 밴쿠버와 마찬가지 양상을 보였다. 아파트 거래량은 19.4% 감소했지만 평균거래가격(22만9727달러)은 5.2% 뛰었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