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6일 짐 플레허티(Flaherty) 캐나다 재무장관은 기존 모기지 대출 자격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모기지 법안을 공표했으며, 이 법안은 오는 4월19일부터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캐나다 부동산 시장의 판을 뒤바꿀만한 파워를 가진 새 모기지 법안의 실시를 앞두고 주택 구입을 고려하는 이들과 다운페이 자금을 모으고 있는 첫 주택 구입 후보자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캐나다 정부의 모기지 대출 자격기준 강화는 수년전부터 시작돼 아직도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 같은 주택시장 붕괴를 막기 위한 캐나다 경제 보호 대책의 하나로 인식된다.

캐나다 재무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새로운 법안이 시행된 후부터 다음과 같은 것이 바뀌게 된다. 첫째 모기지를 대출 받을 수 있는 자격은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의 신용이 5년 고정 금리의 모기지를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자격조건에 기준을 맞추어 심사된다.

지금까지는 금융기관의 모기지를 빌릴 때 3년 고정 금리 대출을 기준으로 자격조건을 심사해 왔고, 이같은 기준은 지난 수년간 지속된 낮은 이자율의 캐나다 경제 상황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이 같은 자격조건 강화는 캐나다 주민들이 앞으로 예상되는 이자율 상승에 대비할 수 있도록 어느정도의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주택 구매자들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두번째 모기지를 빌리거나 금융대출을 받는 한도를 기존의 집값대비 95%에서 90%로 하향조정된다. 이같은 조치는 집을 구입 한 후 자신의 개인 빚이나 신용카드 부채를 해결하는데 활용하기 원하는 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집을 담보로 한 낮은 이자의 자금을 대출받아 기존에 높은 이자를 물던 개인 대출금을 갚고 낮은 이자 혜택을 보는 것이 집값의 95%까지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그 폭이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가 많은 캐나다 주민들의 과소비 습관을 고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 경제 전문가들은 많지 않다. 오히려 기존에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신용카드 빚을 해결함으로써 개인 파산을 막았던 일부 사람들에게는 결국 자신의 집을 날리는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견해도 대두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집을 구매하기 위한 최소 다운페이의 퍼센트가 기존 5%에서 20%로 대폭 상향조정된다. 따라서 정부가 보증하는 모기지 보험의 혜택을 받으려면 구입하려는 집값의 최소 20%를 마련해야 한다. 이같은 조치는 부동산 투자자들에게 특히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5%를 다운페이 한 후 렌트 수익을 통해 대부분의 모기지를 내며 재산을 증식하고 있었던 부동산 투자자들이 앞으로는 집값대비 20% 이상의 목돈을 마련해야 투자가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플레허티 장관은 “주택시장의 거품에 대한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정부의 이번 조치를 통해 캐나다 주택시장의 과열양상을 막고 주택 대출을 하는 금융권이 더욱 튼튼해 지기를 돕고자 한다”고 전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19일 부터 새로운 법안이 시행되도 기존의 자기가 들어가 살 집을 찾고 있는 이들에게는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히려 일부 투자자들의 부동산 투기를 막고 기존 집 소유주들에게는 자신의 집을 저축의 수단으로 삼도록 유도한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밴쿠버 조선 부동산 팀=new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