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새벽 UBC 얼빙 도서관(Irving Barber Library)에서 학기말 시험 공부에 열중하던 학생들은 희한한 장면을 목격했다. 옷을 입지않은 학생들이 도서관 곳곳을 돌아다녔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UBC 스키 보드 클럽이 주최한 제2회 ‘속옷만 입고 달리기(Undie Run)’ 행사로, 대부분 1∙2학년 1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장애인 협회(Development Disabilities Association)에 옷을 기부하기 위한 취지로 주최된 이 행사는 참가자들이 학생건물(Student Union Building) 앞에 모여 자신들의 옷을 벗어 상자들에 담아 모으는 것으로 시작하였다. 학생들은 주먹을 쥐고 손을 흔들며 ‘UBC’를 큰 소리로 외치면서 새벽 12시경 얼빙 도서관 앞으로 옮겨갔다. 학생들은 대부분 다양한 색깔의 속옷이나 수영복 등 최소한의 차림새만 한 채였다. 일부 학생들은 자전거 헬멧을 쓰거나 가짜 수염을 턱에 달기도 하였다.

당황한 경비원들이 이를 저지하며 도서관 앞문을 잠그고 학생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했고, 경비원들은 학생들에게 이는 범죄에 해당한다며 경찰을 부르겠다고 계속 경고했다. 광경이 재미있어서 그냥 바라보는 경비원도 있었다. 반나체의 학생들은 약 15분 동안 유리로  앞문을 두드리며 들여보내 달라며 외쳤다. 한 학생이 열린 옆문을 발견했고, 그 문을 통해  달려 들어온 학생들은 무리를 지어 얼빙 도서관의 1층부터 4층까지 돌며 공부하는 학생들을 놀라게 하였다.

‘팬티 달리기’는 도서관에서 나온 학생들이 야외 수영장으로 가서 담을 넘고 물 속으로 뛰어 드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얼마후 경찰들이 도착하여 물 속에 있는 학생들을 불러내 모임을 해산시켰다. 이 행사를 목격한 한 학생은 “공부 때문에 지쳐있던 상황에서 잠과 스트레스를 날려줬다”며 즐거워했고, 마이크 던칸 전 학생회장은 “UBC 정신과 자부심을 보여주는 큰 행사였다”고 밝혔다.

글∙사진=장수현 학생기자 soo8989@live.com


<▲ 도서관 문을 통과한 행사 참가자들은 도서관에서 공부하던 학생들을 놀래켰다.(사진=장수현 학생기자)>


<▲ 11일 새벽 속옷차림으로 캠퍼스를 누빈 UBC 스키부 학생들. (사진=장수현 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