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에 일본인 투자자들은 북미와 유럽의 부동산을 엄청난 규모로 사들였는데, 결과적으로 대규모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과거 일본인의 투자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현재의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1980년대 후반에 일본 도시의 부동산 가격은 엄청나게 상승하였으며, 그렇게 상승한 가격을 바탕으로 재금융을 하여 해외의 부동산을 사들였습니다. 그러한 재금융은 당시 미국과 캐나다의 투자자들에게는 이용가능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인 투자자들은 그러한 새로운 금융기법이 일본의 경제 전략이 우수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하여 일본 투자자들은 북미와 유럽의 부동산을 대규모로 매집하였습니다. 토론토, 밴쿠버, 밴프, 하와이 등에 있는 부동산을 현지인들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높은 가격으로 매입하였습니다. 그들은 일본에서 적용되는 투자기준을 북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하여 현지에서 거래되는 것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해도 된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일본인 투자자들이 북미에서 투자용 부동산을 구입할 때, 북미의 시장에서 통용되는 Capitalization Rate보다 몇 퍼센트 포인트 낮은 수준에서 구입하였습니다. Capitalization Rate가 낮다는 것은 수익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치른다는 의미입니다. 자신들은 장기 투자자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수익률이 낮아도 괜찮다는 것이 당시 일본인 투자자들의 논리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하와이 등에서는 부동산 평가사들이 하나의 부동산에 대하여 2가지의 서로 다른 가격을 제시하였어야 했다고 합니다. 그 중의 하나는 일본인들의 투자관행의 영향을 반영하여 부풀려진 가격이었고, 다른 하나는 북미의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통용되는 대부관행에 맞는 가격이었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1990년대 초에 일본 은행의 악성 대출 등으로 인하여 일본 경제가 침체에 빠지자, 일본인들은 해외의 부동산을 팔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북미와 유럽의 부동산 상당수가 엄청난 규모의 손실을 안고 매각되었습니다. 그러한 손해가 당시의 기준으로 수십억 달러에 이른다고 하며, 결과적으로 일본의 금융 위기에 부채질을 한 셈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일본인 투자자들은 2가지의 실수를 했다고 분석되고 있습니다. 즉, ①북미의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을 뿐더러, ②부동산 시장의 호황과 조정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에 실패하였습니다. 북미에 투자를 할 때, 자신의 투자가 내포하고 있는 위험의 수준에 대하여 평가하지 못하거나, 아니면 아예 위험이라는 요인을 감안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자국의 시장에서 통용되는 투자기준을 북미에서도 동일하게 적용하였다는 점이 투자실패의 커다란 요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