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의 주택 가격 하락이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2008년 7월의 광역 밴쿠버 단독주택 평균가격은 지난 2월의 최고가($920,644)에 비하여 5개월 만에 10% 하락($828,781)하였기 때문입니다. 그와 동시에 매물은 크게 늘어났지만, 거래량은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앞으로의 양상이 더욱 걱정되게 하고 있습니다.
광역 밴쿠버에서 지난 7월의 모든 주택에 대한 매물등록은 작년 7월 대비 24% 증가하였음에 비하여, 거래량은 43.9% 감소하였습니다. 이러한 거래량 감소 비율은 2002년 이후 최고를 기록하고 있으며, 아울러 매물판매 비율(Sales-to-Listings Ratio)은 35.6%를 기록하여 2001년 이후 최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록은 단지 매년 7월의 수치가 아니라, 모든 달을 포함한 기록입니다.
매물등록은 상당폭 증가함에 비하여 거래량이 격감하는 추세가 지속적으로 나타난 결과는, 주택 가격의 하락으로 반영되고 있습니다. 평균가격을 기준으로 할 때, 단독주택은 1년 전에 비하여 0.3% 하락하였으며, 타운하우스 등의 결합주택은 1.2% 상승하였고, 아파트는 2.4% 하락하였습니다. 보다 더 큰 문제는, 팔리지 않는 매물의 가격 인하가 더 심하다는 것입니다.
프레이저 밸리에서는 지난 7월의 매물등록이 19.9% 증가하였으나, 거래량은 35.3% 감소하였습니다. 팔려고 하지만 팔리지 않아서 시장에 쌓이는 물량은 재차 사상최고치를 갱신하였습니다. 아울러 매물판매 비율은 34.3%를 기록하여, 이 또한 기록적으로 낮은 수치입니다. 이를 다른 말로 바꾸면, 주택의 매각이 지극히 어렵게 되었다는 의미입니다.
거래량의 절대수치는 지난 1999~2002년 7월과 엇비슷한 수준이지만, 매물판매 비율은 그 당시와 비교하여 현저하게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이 침체양상에서 벗어나려고 하던 2000년 전후의 시점과 비교하여, 현재의 상황이 별반 나을 것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광역 밴쿠버와 프레이저 밸리를 종합하여 보면, 매물등록은 22.4% 증가하였음에 비하여 거래량은 41% 감소하였습니다. 매물판매 비율은 35.1%를 기록하여 2001년 1월의 31.9% 이후 가장 낮았으며, 이는 2001년 보다 주택의 매각이 더 어려워졌다는 것을 뜻합니다.
매물은 증가하고 거래가 부진한 상태가 계속되면 가격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광역 밴쿠버와 프레이저 밸리의 부동산 협회가 일전에 발표한 7월 동향 자료에서는 가격 하락이 시작되었다는 점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였습니다. 그러한 가격하락을 피하기 위해서는 공급이 대폭적으로 줄거나 수요가 매우 활발해져야 합니다. 그렇지만, 밴쿠버 지역의 대기매물이 너무 많고, 수요 회복을 위한 특별한 계기가 당분간은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필자의 판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