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밴쿠버의 부동산 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제법 확산되어가고 있는 듯 합니다. 주택시장이 조정국면에 들어갔다는 보고서가 전문적인 연구기관에서 발표되기도 하며,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그렇게 인식하는 경우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듯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러한 인식의 확산에 대하여 강하게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처지나 입장에 따라서는 심리적으로나마 거부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하여 현재의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지표 중의 하나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매물판매 비율(Sales-to-Listings Ratio)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는 특정한 기간 동안에 팔린 매물의 수량을, 같은 기간에 매물로 등록된 수량으로 나눈 수치입니다. 주택 매물이 얼마나 잘 팔리는가를 단순하게 파악할 수 있는 지표로서, 이 수치가 높다는 것은 활발하게 거래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수치가 낮으면 잘 팔리지 않는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2001년 이후 광역 밴쿠버와 프레이저 밸리의 매물판매 비율 그래프를 지면 관계상 여기에 싣지 못하고 필자의 웹사이트(www.HiTerra.com)에 올려 놓았습니다. 2001년에서 2007년까지의 평균과 2008년의 월별 비율을 그래프로 제시하였고, 2001년의 경우와 2008년을 직접적으로 비교해 놓았습니다. 거기에서 보면, 과거 7년간의 평균에 비하여 2008년의 거래상황이 좋지 않은데, 특히 3월 이후 더욱 악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01년과 비교하여도, 1월과 2월은 좋았으나 3월부터는 2001년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며, 상황이 더욱 악화되어 가고 있음을 확연하게 알 수 있습니다.
올 1월부터 7월까지 광역 밴쿠버의 평균적인 매물판매 비율은 43.1%이고, 프레이저 밸리에서는 39.9%를 기록하여, 광역 밴쿠버의 상황이 약간은 더 양호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광역 밴쿠버에서도 지역에 따른 차이가 심하게 벌어지기도 합니다. 48%를 기록한 지역이 있는 반면에, 37.2%에 머무르는 도시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주택의 유형에 따라서 차이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올해 광역 밴쿠버와 프레이저 밸리의 전체적인 거래상황은 2001년보다 부진합니다. 2001년의 7개월간 평균 비율은 58.2%임에 비하여, 2008년에는 41.9%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거래가 부진하면 시차를 두고서 가격으로 반영될 수 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거래량 변화는 가격 변동의 선행지표로 인정됩니다. 거래가 부진해지는 양상은 최근 몇 년간 지속되었었고, 이제 바야흐로 주택가격으로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습니다. 현재의 상황이 중장기적인 조정으로의 진입인가, 아니면 상승추세 속에서의 일시적인 조정이냐에 대한 의견은 다를 수 있습니다. 향후의 조정이 중장기적이라 할지라도, 그에 대한 대처 방식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계속하여 보유하고자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지만, 매도를 심각하게 고려하여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한 판단은 각자의 상황과 여건에 따라 좌우될 수 밖에 없지만, 그 결과는 자신이 받아 들여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