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부동산 거래에서 리스팅 가격과 매매가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부동산을 리스팅하거나 구매를 할때 중개인이 자주 듣는 질문중에 하나는 “보통 몇% (또는 얼마)를 깍는 것이, 또는 깍아 주는 것이 좋습니까?”라는 말이다. 참 난감한 질문이다. 그런 질문에 수치로 간단히 대답을 할수 없음을 알면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불합리한 질문이다.
합리적일수 없는 것에 대한 합리적이지 못한 질문이라고 할수 있다. 더구나 요즘같이 시장의 상황이 불안정할때는 더욱 그렇다.
실제로 요즘 거래되는 것들을 살펴보면 리스팅 가격과 거래 가격과의 차이는 천차만별이다. 부동산은 하나하나가 다 나름대로 특성을 갖는다. 같은 건물에 함께 있는 콘도도 서로 같지않다. 마치 똑같은 사람이 없는 것과 같다. 그러니 부동산 가격을 산정하는 것은 파는 사람과 사는 사람의 차이는 물론이고 때와 장소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할수있다. 그
런 특성을 외면하고 아주 객관적인 수치로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을 만족하게 할수는 없다. 원가가 명확히 계산될수 있는 공장제품이 아니므로 합리적인 적정가격은 마치 없는것과 같다. 결국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간에 거의 불합리한 판단력에 의해서 거래가 이뤄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경제활동을 하는데있어서 항상 경제적인 판단을 통해서 생각하지 않는 다는 것을 케인즈는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s)이라고 했다. 경제활동을 위한 판단을 함에 있어서, 자신이 사둔 주식 가격이 반드시 오를 것이라고 생각하거나(확신을 갖고), 부동산 가격에 대한 근거없는 확신등이 바로 비경제적인 야성적 충동이다. 경제적인 판단은 공급과 수요를 수치로 대비해서 그 결과를 보고 남는다, 또는 부족하다고 하는 것인데, 야성적 충동은 이런 경제적인(근거가 분명한) 판단력을 무시하게된다. 이런 현상의 하나로, 부동산을 팔려는 사람이 시세어 맞지않게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리스팅을 하고 팔릴것이라고 믿거나 또는 원하는 만큼 대폭 깍아서 사야한다고 믿는 것등이 일종의 야성적 충동에 의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부동산을 팔려는 사람에게는 “이제 부동산 시장이 바닥을 지나서 안정기에서 서서히 되살아 나고 있다”라고 생각하게 하고, 사려는 사람에게는 “그 동안 군살이 빠진 매물을 골라가며, 대폭적인 가격협상이 가능하다”라고 생각할수 있게 하는 때다. 서로간의 야성적 충동의 갭이 아주 큰시장이라고 할수 있겠다. 서로 너무 다른 이런 생각은 결국 매매가라는 한 점에서 만나게 되는데, 갭이 작았던 때 보다 훨씬 긴 시간이 필요한 때다. 이런 심리적인 줄다리기 는 부동산 가격에 대한 생각들이 보다 경제적인(합리적인) 것으로 바뀔때 까지 수개월 , 또는 더 긴 시간 이후 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은 매매에 있어서 협상력이 다른 때 보다 훨씬 돋보이는 기간이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