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맥스 리얼티 서비스의 대표 제임스 리입니다.

오늘은 다소 딱딱한 주제이지만, 일반인들이 알아 두면 도움이 될 만한 주제인, 주택 임대차 법 (Residential Tenancy Act)에 대해 다뤄보려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캐나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연방 정부와 주 정부가 있어서 각 주는 같은 연방 법에 의해 통치됨과 동시에 각 주의 주 법에 의해 통치가 됩니다.
각 주의 법은 연방 법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금씩 다 틀립니다. 미국의 예를 들어볼까요? 미국은 한 때 (1972 년 ~ 1976 년), 사형을 위법으로 규정하기도 했지만, 1976년 미국 연방 대법원에서 사형을 다시 합법으로 규정해서 현재까지 사형제가 유지되고 있습니다만, 50 개의 주 중에서 27 개의 주는 사형제가 유지되고 있고 23 개의 주에서는 사형제가 없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사형을 당할 범죄자가 사형제가 없는 타 주로 옮기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는 것이죠. 참고로, 캐나다는 사형제도가 페지된 국가 중의 하나입니다.

오늘 본 컬럼에서 다룰 주택 입대차 법도 근본적인 취지와 적용 범위 등 골자들은 각 주의 법이 거의 비슷하지만, 시행 세부령에 있어서는 각 주마다 조금씩 상이합니다. 쉽게 설명하면, 캐나다의 주택 임대차 법은 기본적으로 세입자의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얘기할 수 있지만, 그 정도가 어떤 주에서는 더 강하고 어떤 주에서는 좀 더 약하다고 할 수 있는 시행령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우리는 British Columbia에 거주하고 있어서, BC주의 주택 임대차 법에 대해서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에 BC 주의 법에 대해서만 구체적으로 다룹니다. BC 주의 이름인 British Columbia는 영국의 이름을 따온 것이고, 주의 법의 기초가 영국 법으로부터 다져져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캐나다의 주 중에서 주택 임대차 법과 시행이 가장 세입자 쪽에 유리하게 되어 있는 주가 BC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본 컬럼의 후반부에 실례를 들어서 설명을 드리겠지만, 그러한 이유 때문에 질이 좋지 않은 세입자에 의해 피해를 보는 주택 임대인 (주택 소유주)들이 BC 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하겠습니다.

본 컬럼에서 각 주의 주택 임대차 법을 하나하나 항목 별로 비교 검토하는 것은 적절치도 않고 지면도 부족하기 때문에, 단적인 예를 두 가지를 들어서 설명을 드리는 것으로 독자 여러분이 쉽게 유추할 수 있게 도와 드리겠습니다.
임대차 계약 (Tenancy Agreement)이 체결될 때,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다피짓 (Security Deposit)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세입자가 주택 임대를 마치는 시점에서 세입자의 책임에 의한 손상 등의 배상을 충당하기 위한 일종의 담보인 것입니다. 물론, 아무런 책임이 없으면 돌려줘야 합니다. 그런데 법으로 디파짓의 상한을 정해 놓아서, 과다한 금액을 요구하지 못하게 규정해 놓았죠. BC주는 월 렌트의 절반이 상한선이고, 온타리오 주나 알버타 주는 월 렌트만큼 요구할 수 있습니다.
이 디파짓은 세입자의 책임이 있는 손상에 대한 담보일 뿐 아니라, 사실은 세입자가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이사를 나가는 경우 등에 발생하는 주택 소유주의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디파짓의 금액이 높으면 높을수록 임대인에게는 유리한 것이죠. 한국의 경우는 보증금이라고 해서, 보통은 1 년 치의 렌트를 임대인에게 맡기는 것이 통상적인데요. 이에 비하면 반 달 분의 렌트는 매우 적은 금액이긴 합니다.

제가 이제까지 두 명의 세입자로부터 받았던 질문입니다. 디파짓을 오랫동안 맡겼는데,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해야 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규정도 각 주마다 조금씩 틀린데요. BC 주의 경우는 디파짓을 언제 맡겼냐에 따라서, 이자가 발생하고 발생하면 몇 %가 발생하는지를 주 정부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정부 사이트에 가서 디파짓을 맡긴 날짜와 금액을 입력하면 자동으로 계산이 되도록 해 놓았습니다. 결론적으로, 2009 년 1 월 1 일 이후에 맡긴 디파짓에 대해서는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는, 연 물가 상승률이 대략 2% 이하로 유지되는 최근 10 년 간의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디파짓에 대한 규정과 함께 주택 임대차 법의 차이가 확실하게 있는 규정은 이사 나간다는 통지 (Move out notice)입니다. 세입자는 계약 의무 기간 (Tenancy Term)이 지난 시점부터는 원하면 임대인에게 이사 나간다는 통지를 주고 이사를 나갈 수가 있습니다. BC주는 세입자에게 한 달의 노티스를 임대인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것도 임대인에게는 타주에 비해 불리합니다.

알버타나 온타리오 주의 주택 임대차 법은 두 달의 노티스를 전달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떤 차이냐 하면 이렇습니다. 예를 들어 8월 31일에 세입자가 9월 30일까지 이사를 나가겠다고 하는 노티스를 전달하면 규정에 맞게 노티스를 전달한 게 됩니다.
이 경우, 랜드로드는 10월 1 일부터 렌트를 할 임차인을 구해야 공실이 없게 됩니다만, 주어진 기간이 딱 한 달이 됩니다. 아무래도 임차인을 구하는 기간이 모자랄 수밖에 없게 됩니다. 하지만, 노티스가 두 달이면, 훨씬 더 시간적으로 여유를 가지고 새 세입자를 구할 수가 있고, 당연히 공실이 없을 확률이 높다고 봐야겠지요. 이상의 두 경우만 비교해도 역시 BC 주의 주택 임대차 법은 임대인보다 임차인에게 유리하게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가 있겠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이다 보니,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주택 임대에 있어서 분쟁이 발생한 경우에도 일단 임차인 (세입자)을 약자의 입장에 놓고 바라보는 면이 있습니다. 선한 세입자를 보호하는 것과 주택 소유주의 횡포를 막는다는 취지의 임대차 법과 그러한 분위기의 판결은 그런 목적을 달성할 수는 있지만, 불량한 세입자에 의해 피해를 보는 선한 주택 소유주가 훨씬 많이 발생한다는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러한 바람직하지 않은 상황을 관계 당국이나 판사들도 주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정확한 년도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대략 7 ~ 8 년 전에 나온 판결 이후로 BC 주의 주택 임대차 법에 관한 해석과 시행에 있어서 큰 변화가 있었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신문에도 실렸던 그 케이스는, 악질 세입자가 임대를 시작하고 첫 달 렌트를 내고는, 렌트를 내지 않고 몇 달을 버티다가 강제 퇴거 당하고 또 다른 주택을 임차해서 같은 방식으로 몇 달을 살기를 반복했는데, 렌트를 내지 않은 금액이 몇 만 불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어떻게 해서 결국 그 사람은 재판에 회부되었고, 그 동안 내지 않은 렌트를 납부할 때까지 구속한다는 판결이 나왔던 것입니다. 그 판결은 당시로서는 실로 충격적인 것이었죠.

실제 주택 임대 관리처 (Residential Tenancy Board)에서 다뤄진 최근 몇 년 간의 분쟁 조정 케이스들의 판례를 보면, 확실히 예전과는 달리 세입자가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세입자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자기의 권리를 주장하는 경우에는, 판결들이 세입자에게 불리하게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따라서, 그 이전과는 달리 세입자의 적절치 못하거나 부당한 요구는 전혀 받아 들여지기 않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법은 상식의 최소한이다’ 라는 말이 있지요. 상식에 벗어나는 행위를 법이 보호하지도 않고 상식적으로 판단했을 때의 기준에 법이 벗어나지도 않는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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