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테리어 디자이너 데이비 린델스키씨는 “상당수 문화권에서 벽난로나 난로는 오래 전부터 주방과 거실, 때로는 침실을 겸하는 중요한 공간에 위치해 있었다”며 “예전 주방, 식당, 거실을 분리하는 디자인에서 점차 하나로 다시 통합되는 과거형태로 돌아가면서 겨울철 벽난로 앞은 다시금 가족간 대화가 이뤄지는 장소로 입지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린델스키씨는 “따뜻하고 편안한 이미지를 위해 벽난로가 겨울철 광고에 많이 사용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린델스키씨는 “올 겨울에는 난방비 인상으로 인해 나무 벽난로나 난로가 인기를 끌어 다시 나무벽난로가 재등장하는 한 해가 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광역 밴쿠버에서 사용되는 벽난로는 연료에 따라 크게 3종류로 구분된다. 대다수가 천연가스를 이용하는 방식이며 나무를 태우는 방식과 전기를 사용하는 방식이 있다. 열효율과 관리 용이성에서는 천연가스와 전기방식이 권장되고 있으며 비용면에서는 나무연료가 가장 저렴하고 이어 천연가스, 전기 순으로 많이 든다.
지난 5년간 캐나다에서는 나무를 때우는 벽난로를 천연가스 벽난로로 교체하는 추세였으나 최근 들어 천연가스 값이 오르고 연소효율을 높인 나무연료 벽난로 제품이 나오면서 천연가스 제품 인기는 주춤한 상태다. 나무 대신 펠릿(pellet)을 태우는 난로도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다만 나무 난로는 환경공해 요소로 여전히 지목되고 있으며, 일산화탄소(CO) 등 공해물질 배출 가능성과 화재위험도 있어 요주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아동이 있는 집에는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가 권고되고 있다. 또한 나무 벽난로와 굴뚝은 최소 1년에 한 차례 이상 청소와 점검이 필요하다. 관리에 까다로운 주의사항이 따르고 있지만 최근 관련 소매업체들은 500~1000달러 대에 판매되는 나무연료 스토브와 실외용(파티오용) 히터나 파이어 핏(fire fit)과 함께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천연가스 제품은 실내공기를 오염시키지 않고 재가 남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올 겨울 이미 예고된 바대로 가스값이 인상돼 비용대비 효율성은 떨어질 전망이다. 천연가스공급업체 테라센사는 가스벽난로에 대한 효율성(Fireplace Efficiency: FE)을 확인해 보고 효율성이 크게 떨어질 경우 교체할 것을 권하고 있다. FE수치는 %로 표시되며 수치가 높을수록 효율성도 높은 제품이다. 또한 테라센사는 사용하지 않을 때도 소량이나마 가스를 계속 소비하는 ‘파일롯 플레임(pilot flame)’ 방식보다 전지나 전기로 작동하는 ‘인터미턴트 이그니션(intermittent ignition)’ 방식을 새로 구입할 경우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린델스키씨에 따르면 디자인 측면에서 요즘 각광 받는 스타일은 전통적인 느낌을 주는 ‘프리 스탠딩’형이다. 그는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벽난로가 아닌 한 가운데 놓여진 난로를 볼 수 있는데 이것이 프리 스탠딩형”이라면서 “보기에도 매력이 있는 동시에 중앙에서 열을 방사해 효율도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프리 스탠딩형은 디자인 면에서는 모던한 감각을 만족시킬 수 있으나 가스나 나무로 이를 구현하려면 굴뚝을 길게 이어야 하기 때문에 설치 비용이 많이 드는 편이다. 전기방식으로는 실내 어디든지 전기 아웃렛만 연결되면 프리 스탠딩형 난로를 설치할 수 있으나 인공적인 불꽃모양에 대해 매력을 느끼는 사람은 적고 난방에 소요되는 비용이 높기 때문에 전기 방식은 아직 크게 인기를 끌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나 전기형 난로는 따로 다른 종류 벽난로 설치가 어려운 아파트 거주자 등을 대상으로 꾸준히 난방용으로 보급되고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
미래의 대안? 지열난방방식
최근 밴쿠버 선지는 지열난방방식(Geothermal systems)을 지면에서 소개하면서 난방비용 절약에 현실성 있는 대안이라고 밝혔다. 지열난방방식은 열 펌프(heat pump)를 지하에 설치해 전달되는 지열을 물 또는 냉각제나 부동액이 채워진 폐쇄 루프(Closed loops)에 전달해 집안 냉난방에 활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집안으로 연결된 폐쇄 루프는 열 또는 한기를 집안 내에 전달해 냉난방을 돕게 된다. 캐나다 천연자원부에 따르면 이 방식을 활용하면 전기비용을 25%~70%가량 절약할 수 있다. 다만 이미 지어진 주택에 이 방식을 시공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신규 주택에 설치할 경우 비용면에서 효율이 극대화될 수 있다.
미국 에너지메스사는 지열난방방식 설치비용은 약 2~10년 동안 사용하면 에너지 절약효과를 통해 회수할 수 있고, 그 이후부터 실제 에너지 비용 절약이 이뤄진다고 밝혔다. 광역 밴쿠버 인근에는 현재 10여개사가 지열난방방식을 시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