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즘은 집집마다 발코니 확장하고 실내용 ‘벤치’를 놓는대요.” “우리집은 남들처럼 해바라기형 샤워기 달았어요.”….

집 꾸미기야 각자 소신껏 하면 되지만 요즘 유행은 무엇인지, 남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봄 인테리어 키워드’ 10개를 뽑았다.

1. 주방:거실=1:1

주방이 점점 더 넓어진다. 대형 부엌에만 들어갔던 ‘아일랜드’ 주방(섬 처럼 뚝 떨어진 조리대) 이 20~30평형에도 설치되는 중. 벽 보고 요리하지 않아도 되고 식탁이나 바(bar)를 겸용할 수 있다. 곡선 라인 싱크대에 화려한 무늬까지, 부엌 디자인은 점점 과감해 지고 있다.

2. 욕실의 주인공, 월풀과 해바라기

샤워부스와 세면대·양변기를 떨어뜨려 각각 습식과 건식으로 시공한다. 몸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물 쏟아지는 면적이 큰 해바라기형 샤워기, 마사지 가능한 월풀형 욕조도 인기다. 네모형 세면대·부분 조명으로 욕실 분위기를 살린다.

3. 슬라이딩 도어 붙박이장

1990년대 붙박이 장이 장롱을 밀어냈다. 이제는 문을 옆으로 미는 슬라이딩 도어 붙박이장이 인기다. 공간을 넓게 쓸 수 있어 깔끔하다.

4. 침실 가구를 줄이자

‘침실은 침실답게’. 가구는 최대한 줄이고 침대를 중앙에 놓아 돋보이게 한다. 발치에 베드 벤치나 협탁 하나만 곁들인다. 화장대·옷장·파우더룸이 갖춰진 집이 늘면서 유행 중.

5. 아이방은 모바일

한샘·일룸 등 가구업체들이 각종 과외로 바쁜 아이들을 위해 이리 저리 돌릴 수 있는 책상을 출시 중. 또 딸은 핑크, 아들은 블루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포인트 칼라’를 쓰는 추세. 방 4개면 중 3개는 안정적인 파스텔톤으로, 나머지 1개는 ‘창의력을 자극하는’ 오렌지나 그린색을 칠하는 식.

6. 포인트 벽지

벽지 2롤만 있어도 확실한 변화를 줄 수 있다. 꽃무늬나 점잖은 클래식 무늬가 인기였다가 요즘은 블랙 앤 화이트 등 모던 디자인이 인기다. 수입 벽지를 찾는 주부도 많은데, 한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롤당 백만원 넘는 벽지는 말 그대로 한 폭의 그림”이라고 전한다.

7. 포인트 의자

소파 ‘세트’는 한물 갔다. 거실에 의자 하나 정도는 자신만의 취향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것으로 고른다. 앤틱 분위기의 안락 의자나 필립 스타크식 모던한 아크릴 의자를 놓기도 한다. 가구 중 가장 열렬한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는 것 역시 의자다.

8. 낡은만큼 세련됐다?

쉐비쉬크(shabby-chic) 스타일이 강세. 헤진 듯(shabby) 하지만 그게 더 세련됐다(chic)는 뜻. 낡은 가구에 화이트 페인트를 칠하고 사포로 삭삭 긁으면 된다. ‘정크풍 화이트’ ‘프로방스풍’이란 말도 유행 중. 기존 앤틱이 어둡고 무거웠다면 햇볕에 슬쩍 닳고 물로 몇 번 씻은 듯한 ‘쉐비쉬크’는 밝고 가볍고 포근하다.

9. 웰빙 자연주의

‘얼마나 예쁜가’ 못지 않게 ‘얼마나 안전한가’를 따진다. 유해 접착제로 붙인 MDF 가구보다 좀 비싸도 못으로 박았거나 포름알데히드 등이 없는 친환경 접착제가 쓰인 원목가구를 고른다. 식물성 오일로 기름 먹인 가구도 인기다.

10. 네이처 나노테크(Nature Nano-tech)

상업공간에 주로 인기로 ‘W호텔’의 인테리어가 비슷하다. 스틸과 유리 소재로 사이버틱한 공간을 연출하고 화려한 컬러를 입혀 시각을 자극한다. 인조 잔디 같은 천연 그린색으로 ‘자연’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게 포인트.

(도움말=스타일리스트 박수이·최지아, 한샘·LG데코빌 사진제공=한샘·지인디자인연구소

정리=류정기자 well@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