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희망 가격을 낮췄는데도 집을 보겠다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이쯤이면 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쉽게 팔릴 줄 알았는데…” 큰집을 팔고 작은 아파트로 옮기려던 코퀴틀람 거주 K씨는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며 이같이 말했다.

새봄 들어 활발한 거래 열기를 예상했던 밴쿠버 주택시장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분위기다.

부동산 중개사 김남효씨는 “보통 4~5월은 9월 새 학기 이전에 이사하려는 가구가 많아 거래가 증가하는데 요즘은 상황이 그렇지 못하다”면서 “호가 차이가 커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주택 매수자의 입장에서는 가격 상승기대가 높지 않기 때문에 조금 더 싸게 사려고 하고 판매자 입장에서는 급할 것도 없어 가격을 낮춰가면서까지 팔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택시장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면서 계약 체결에 걸리는 기간도 자연히 늘어났다.

BC부동산협회(BCREA)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등록된 매물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1% 늘었다. 매물대비 거래체결 비율은 17.9%로 지난해(28.7%)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밴쿠버 지역의 경우 매물대비 거래체결 비율은 23.4%로 비교적 높았으나 프레이저 밸리지역은 15.7%에 그쳤다.

하지만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일부에서 기대하는 가격하락은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중개사 팀을 이룬 K씨는 “미국 경기 침체의 여파로 주택 수요자가 많지 않아 거래가 아주 뜸하다”면서도 “주택가격은 내려가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5~7%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