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5년 봄, 밴쿠버 주택시장의 가격 거품이 당장 붕괴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다. 일부에서 제기된 ‘아니면 말고’식 우려는 ‘가능성의 하나’를 ‘임박한 위험’으로 확대 재생산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당시 C 부동산 중개사는 “지금 구입하는 것은 3년 전만은 못해도 3년 후보다는 나을 것”이라고 거품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의 말은 옳았고 주택 가격은 3년 전보다 50% 이상 올랐다.
새봄 활기를 띨 것이라는 밴쿠버 주택시장이 예상과 달리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자 비슷한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경기후퇴 여파로 캐나다 주택시장은 더 이상 활기를 보일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심지어 지금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상투를 잡는 것’이라거나 주택시장은 ‘끝물’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그런 가운데 BC부동산협회(BCREA)가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를 새로 내놨다. 6일, 카메론 뮈어(Muir) BC부동산협회 수석경제연구원은 “주택시장이 조정국면에 접어들어 올해 집값은 평균 9%, 내년에는 4% 정도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또, “소비자 지출 증대, 고용 확대, 유입인구 증가 추세를 고려하면 주택수요는 끊이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BC주 경제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평균 2.5~2.7% 성장이 무난할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다 2010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아시아 태평양지역과 가까운 BC주의 접근성(proximity), 중앙은행의 금리인하 조치, 내년 5월 BC주 총선까지 감안하면 ‘끝물’로 단정하기도 어렵다. ‘오를 대로 올랐다’는 경계심리가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를 압도하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 볼 일이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