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봄 주택시장은 예년과 많이 다르다. 주택시장 변화의 바람을 가장 먼저 접하는 부동산 중개사들 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 K 부동산 중개사는 “기대했던 만큼 바람이 불지는 않고 있다. 9월 신학기 개학이전에 주소지를 옮기려는 사람들로 북적이기 마련인데 올해 주택시장은 다른 것 같다”고 했다.
또, 정성채 부동산 중개사는 “매물이 쌓이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심지어 분양 원가에 내 놓는 경우도 있다”면서 “공급 물량이 계속 늘어 난다고 볼 때 주택 시장의 전망은 결코 밝지만은 않다”고 분석했다. 또, “주거용 부동산 보다는 상대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쪽으로 매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밴쿠버부동산위원회(REBGV)가 이달 초 발표한 주택시장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4월 한달 동안 거래된 주택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가 줄었다. 2006년 4월과 비교하면 거래량은 3.8% 감소했다.
매물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새로 시장에 나온 물건은 같은 기간 25.6%가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매물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다면 큰 폭의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한다. 그러나 데이브 와트 밴쿠버부동산위원회장은 “주택시장의 분위기는 여전히 강세”라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는 점을 역으로 생각한다면 지금은 오히려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실제, 매매계약 체결에 걸리는 소요기간(33일)은 6일정도 짧아졌다. 호조건의 매물은 나오자마자 하루 만에 팔리는 경우도 많다. 반면, 비슷한 유형의 주택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공동주택의 경우 얼마간의 가격인하 경쟁은 불가피하다. 심지어 전년도 공시가격과 비슷한 선에도 거래가 이뤄진다. 매수자로서는 여유 있게 골라서 협상할 수 있는 유리한 입장이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