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생활에 바쁜 남편, 고독한 아내, 학업에 시달리는 아이들… 김영철(42)씨는 가족과 대화를 나누며 저녁식사를 함께한 기억이 까마득하기만 하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대화만큼 중요한 것이 또 있을까? 오손도손 대화를 나눌 수 있으려면,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공간도 필요할 터. 행복한 우리 집 만들기의 첫걸음, 집 꾸밈에서 그 해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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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부러진 ㄱ자형 소파제품으로 가족 얼굴을 마주볼 수 있다. 목베개가 있어 더욱 편리한 시드 디럭스 3002(Sid Deluxe). / 스테인리스로 구성된 아일랜드 영역은 조리 공간으로, 원목으로 조각된 카운터 영역은 가족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 계획된 키친바흐 그랑셰프(KITCHENBACH GRANDCHEF). |
행복한 가정 대화 공간 만들기가 답이다
바쁜 아이들, 성인병을 고민하는 남편, 빈둥지증후군의 주부가 혹시 나의 이야기는 아닐까? 우리 가족에게 있어 진정한 집의 의미는 무엇일까? 종합 홈 인테리어 전문기업 한샘은 현대 가정생활의 척도를 파악할 수 있는 흥미로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인터넷 사용을 즐기는 31~45세 주부 6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 중 41% 이상의 주부는 남편과 하루 평균 1시간 미만의 대화를, 46세 이상 주부의 58%가 자녀들과 1시간 미만의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밝혀졌다. 응답자의 87% 이상이 가족끼리 대화 개선을 노력 중이라고 답했으며 노력하지 않는 주부들의 80% 이상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해 대화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70% 이상의 주부가 인테리어를 통해 가족문화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고, 60% 이상의 주부들이 이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해 가족을 위한 집 꾸밈에 많은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그렇다면 가족 개개인의 개성과 취향이 잘 드러나면서도 서로 조화로운 공간,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대화를 나누며 삶을 같이 즐기는 생활공간을 꾸미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온 가족이 모일 수 있는 거실과 부엌을 중심으로 전문가의 도움말을 통해 해결 방법을 찾아봤다.
가족 취미 고려한 공간 구성과 ㄱ자형 소파 설치
기존에는 거실이 넓어 보이는 탁 트인 공간연출을 선호해 TV와 소파를 병렬구조로 배치하는 것이 대세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거실에 편안한 소파와 기능성 수납장을 놓고 공용 PC, 서재와 홈 시어터를 설치해 온 가족이 한자리에서 좋아하는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꾸미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한샘 상품기획팀의 강기원 대리는 "90년대에는 거실의 소파가 큰 자랑거리였기 때문에 언제나 새것 같은 탄탄한 소재를 선호했다. 그러나 어려서부터 소파 생활을 해온 30대가 부모가 된 요즘은 탄탄한 형태보다는 편안함과 휴식을 주는 부드러운 소재로 된 깊숙한 소파를 선호한다. 구조는 가족이 얼굴을 맞댈 수 있는 ㄱ자형 소파가 인기"라고 전한다. 가족수에 따라서 2+2, 4+1의 구성으로 코너형 소파만 덧붙여도 ㄱ자 형태의 배치가 가능한 디자인도 늘고 있다.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조용히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하려면 소파에 목 베개(헤드레스트)를 붙이거나 수납장에 슬라이딩 도어를 달아 TV를 보지 않을 때 안으로 완전히 숨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작업실, 바, 서재로 변신하는 아일랜드형 부엌
벽면을 활용한 작업수납 공간에 중점을 둔 ㄱ자 또는 일자형 주방이 달라지고 있다. 가족이 집에 돌아와서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공간으로 부엌과 식당 공간이 중요시되면서 떠오르는 것이 바로 아일랜드형 조리대와 테마형 부엌. 한샘 디자인연구소 수석연구원 김윤희씨는 "가족이 눈을 마주칠 수 있으려면 아일랜드 부엌이 가장 적합하다. 최근에는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이 세분화·다양화되면서 와인형, 웰빙요리형, 서재형, 홈오피스형 등의 구조도 인기"라고 전한다. 김윤희씨는 "웰빙요리를 즐기는 가족은 조리에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전문성을 더한 웰빙형 키친을, 부엌에서 작업과 독서토론을 즐기는 가족은 서재형 키친을 꾸미는 등 취향을 고려하면 식구들이 자연스레 한자리에 모이게 된다"고 조언한다. 또한 낮에는 친구와 수다를 즐기는 카페로, 저녁엔 가족들의 식사 공간으로, 밤에는 부부 데이트용 와인 바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도록 한 내추럴한 소재와 모던한 디자인, 하이테크 소재가 적절하게 믹스매치된 부엌도 가족의 친밀함을 유지하는데 보탬이 된다고 말한다. 기존의 부엌을 전면적으로 뜯어 고칠 수 없는 경우는 식탁의 배치를 바꾸거나 아일랜드 식탁을 설치하면 차와 와인을 즐기며 대화를 나누고 작업공간으로도 꾸밀 수 있어 가족의 친목을 도모할 수 있다.
글 이현진 기자 l 도움말·사진 한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