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전문가들은 “지금은 구매자의 시대(Buyer’s Market)”라고 말한다. 경제가 어렵다고, 집값이 더 떨어진다고 살던 집을 팔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실제, BC부동산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등록매물(4만6987건)은 62.3% 급증했다.

온통 집을 팔겠다는 사람뿐이고 사는 사람은 없는 셈이다. 매기 자체가 실종되면서 부동산 중개사들의 활동도 눈에 띄게 뜸하다. 매물대비 거래 체결률은 5.2%에 불과한 실정. 업계에서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도 집을 팔 수 있어야 부동산 중개사의 진짜 실력이란 말도 나온다.

모두가 어렵다고 아우성치는 요즘, 집을 사는 사람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타운하우스를 구입한 K씨는 “싼값에 나왔는데 흥정도 없이 그냥 첫 오퍼(offer)에 거래가 체결됐다”고 했다. 그는 “공시가격보다 10만달러 이상 낮은 가격에 구입했다”면서 “이런 판국에 집을 산다고 주위에서 말렸지만 오히려 기회라고 여겼다”고 했다.

부동산 중개사 B씨는 “불황이라고는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헐값에 나온 매물을 잡기 위해 물밑 경쟁도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위기와 기회는 동시에 같이 온다.

/이용욱 기자 lee@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