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천연염색한 천 조각을 이어붙인 커튼. 천을 통해 비춰지는 햇살이 따뜻해 보인다. 천연염색 전문가인 동생의 작품.
2 김대성 작가가 조각해준 박지현 씨 가족 얼굴. 이 집의 마스코트이기도 하다.
3 아늑한 다락방이 돋보이는 딸 소희의 방. 아토피가 있는 소희를 위해 종이 벽지부터 광목 이불까지 모두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아이 이불인지라 좀 더 신경을 써서 세 가지 컬러로 염색했다.
4 주로 도자기 그릇을 사용한다. 도예 작가들의 작품이 대부분이라 하나의 컬렉션을 이룬다.
5 햇살이 듬뿍 들어오는 다이닝 룸에는 벽난로가 있어 들어서면 나무 냄새가 진동한다. 이곳의 포인트는 천장에서 길게 내려오는 대나무 형광등. 대나무 관을 뚫고 그 안에 형광등을 넣어 조명으로 활용했다.
그녀는 자연과 더불어 살면서 무엇이든 때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채소 중에서도 제철 재료가 가장 맛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녀의 손맛은 어릴 적 할머니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다. 음식이 무척 맛깔스러웠던 할머니의 영향으로 까다로우면서도 예민한 미각을 가지게 된 까닭에 한 번 맛본 요리를 그 자리에서 재현할 수 있을 정도다. 그렇다고 그녀가 처음부터 요리를 잘했던 것은 아니다. 단지 맛있게 먹을 줄만 알았던 그녀의 요리 실력은 시골에 정착하면서 일취월장했다. 이웃 할머니들이 나눠주는 재료를 이용해 끊임없이 시도한 것이 지금은 새로운 메뉴를 개발할 정도. 할머니들이 준 재료나 집 앞 텃밭에서 기른 유기농 채소들은 따로 양념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재료 자체에서 감칠맛이 난다. 아무리 좋은 양념을 사용해도 재료가 싱싱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 참기름, 간장, 조미료도 직접 만들어 쓰는데, 시판제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깊은 향과 맛이 난다. 싱싱한 재료와 직접 만든 양념으로 요리를 하니 맛있을 수밖에. 밥 또한 그 고소함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오래두고 먹을 밑반찬의 경우 산지에서 직접 공수해 먹는 것들이 대부분. 산지에서 음식을 구입할 때는 그곳의 전화번호와 이름을 꼭 기록해놓는데, 최근 거금도에서 구입한 명란젓은 맛이 비리지 않고 뒷맛이 깔끔해 또 구입할 예정이다.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고 나니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끔 들 때가 있어요. 하지만 ‘내 글이 내 음식보다 따뜻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 그렇지 못하다고 생각해요. 음식만큼 단시간 내에 사람의 마음을 열 수 있는 것이 또 어디 있을까요?”
1 그녀가 밥도둑이라고 설명한 굴젓, 명란젓, 집장(무말랭이, 고춧잎, 메주가루를 넣고 숙성시킨다). 전라도 특유의 맛깔스러움이 베어 있다. 젓갈 특유의 비릿함이 없어 밥에 한데 넣어 비벼 먹으면 그 자리에서 밥 한 공기 뚝딱이다.
2 추운 날씨에 살짝 얼어버린 동치미. 대나무가 많은 담양에서는 동치미를 담글 때
대나무 잎을 넣어둔다.
3 그녀의 요리 철학은 소위 말하는 컬러 맞추기다. 컬러가 다른 도토리묵을 같은 크기로 잘라 서로 엇갈리게 두면 컬러가 대비돼 시각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 고추나 파프리카처럼 컬러가 선명한 재료를 사용해 마무리 장식을 하거나 오디나 산딸기를 짜낸 물로 만든 냉국이 그것이다.
4 그녀의 음식은 아이디어가 넘친다. 얇게 자른 송이버섯을 달팽이 머리로 활용하고 불고기채소말이를 달팽이집으로 표현했다.
5 그녀의 주방은 넓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정겹고 따뜻함이 있다.
서로의 장점을 나누는 자매
그녀의 집에 걸린 조각보 커튼이나 식탁매트, 쿠션커버 등 패브릭 소품은 모두 동생 희연 씨의 작품이다. 천연염색 제품은 컬러가 은은하고 고급스러워 분위기 있는 공간을 만들어준다. 동생도 언니 못지않게 친환경적인 삶에 관심이 많다. 패브릭 제품은 물론이고 스킨, 로션, 비누, 샴푸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
취미가 다른 자매는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공급해준다. 언니는 동생에게 맛있는 요리를 해주거나 요리 팁 등을 알려주고 동생은 직접 염색한 천으로 옷을 지어 선물하거나 언니의 집에 직접 만든 패브릭 소품을 배치하기도 한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자매는 현재 즐거운 일을 계획 중이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담양 아트마켓에서 에코백을 판매할 예정. 동생은 에코백을 만들고, 언니는 그 에코백에 그림을 그려서.
삶에 대한 잔상을 기록하는 글쟁이 박지현 씨. 그녀는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고 있는 듯하다. 글과 그림, 그리고 그 외의 다양한 예술 활동을 통해 자신의 기억과 추억을 기록하는 그녀가 진정 행복해 보인다.
1 대학에서 의상을 전공한 희연 씨는 천연염색한 천으로 의상부터 인테리어 소품까지 다양한 것들을 만들어낸다.
2 펠트에 자수를 넣어 만든 컵 받침.
3 천연 염색의 묘미는 염색물에 담가둔 천을 꺼내 무늬를 확인하는 순간이다. 똑같은 무늬를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천연염색의 매력.
4 귀여운 수를 놓은 패브릭으로 만든 단추들.
5 천연 염색은 염료에 천을 어떻게 넣느냐와 어떤 방법으로 말리느냐에 따라 무늬가 달라진다. 햇볕과 바람의 강도에 따라서 컬러의 농도와 무늬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