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으로 가내(家內) 생활을 즐기는 ‘네오코쿠닝’(Neo-Cocooning)이 늘고 있다.

은둔 이미지가 강했던 ‘방콕족’과는 달리, 집에서도 활동적인 여가와 취미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다.

집에서도 ‘제대로’ 먹고·놀고·즐기는 사람들을 위한 취미 공간 인테리어.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는, 다실

한옥을 모티브로 꾸며놓은 동원베네스트 타운하우스 ‘동현재’의 샘플하우스는 혼자만의 프라이빗 공간부터 손님맞이 공간까지 다양한 연출을 보여준다.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호루야 노부아키’가 경주 양동마을의 이언적 선생 저택인 ‘향단’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한 이곳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한옥을 엿볼 수 있는 공간. 한국의 멋을 모던하게 되살린 이 공간에서 특히 눈여겨봐야 할 곳이 있다면 바로 다실이다. 전통적인 느낌을 강조한 여타 다실과는 달리 블랙, 화이트, 브라운 컬러의 가구와 소품으로 모던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의 좌식 공간을 연출했다. 여기에 창살무늬 창문, 오간자(organza) 소재의 커튼, 전통 느낌의 소품을 더해 한국적인 분위기를 충분히 살렸다. 무엇보다 차 한 잔하며 마음을 달랠 수 있도록 통유리를 시공한 배려가 돋보인다. 

장소 동원베네스트 타운하우스
동현재 샘플하우스(031-712-6300)



외국 와인셀러처럼 지하실에 만든,  와인셀러

베이비 스튜디오 머핀(www.studiomuffin.co.kr)의 유창욱 실장은 집에서도 최상의 와인 맛을 느끼고 싶어 스튜디오 겸 집 지하실의 한 부분을 와인셀러로 만들었다. 3년 전 이곳을 설계할 당시 지하 천연 와인셀러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책과 자료를 통해 지하 10m 지점이 사계절 온도 변화가 심하지 않아 와인을 저장하기에 더없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지하 5m를 파고 와인 저장고로 사용할 부분의 벽과 천장 삼면에 방수를 위한 콘크리트벽, 단열재 스티로폼, 바닥 온도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벽돌을 20cm씩 겹겹으로 세워 온도와 습도, 진동에 예민한 와인을 저장하기 좋은 공간을 완성했다. 셀러 안의 온도는 사계절 내내 일정하면 좋겠지만, 약 10℃ 정도의 편차는 와인 저장고로서 괜찮은 수준. 습도 역시 신경 써야 하는 부분 중 하나다. 셀러 내의 습도가 높으면 코르크 마개가 쪼그라들어 와인 안으로 산소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집을 지은 지 3년 동안은 일정한 온도와 습도를 지키기 위해 많은 신경을 썼는데 지난 여름부터는 온도와 습도가 어느 정도 일정하게 유지돼 꽤 만족스러웠단다. 이곳에 설치된 와인 랙은 그가 직접 나무를 자르고 못을 박아 만든 것으로 와인을 눕혔을 때 병의 목 부분이 놓일 것까지 감안해 만들었다. 튼튼하고 습기에도 강해야 함을 고려해 목공소에서 애시나무를 추천받아 완성했다. 


아파트에서 즐기는 전원생활, 베란다 정원

꽃과 나무, 자연을 좋아하는 남편은 시골의 전원주택을 원했다. 하지만 안주인 이애경씨는 아이 교육상 시골 생활은 아직 이르다고 판단했다. 부부의 엇갈린 의견은 멋들어진 베란다 정원으로 조율됐다. 베란다에 화분 몇 개 가져다놓는 차원을 넘어 베란다 전체를 정원으로 꾸며 전원주택 정원 못지않은 느낌을 살렸다. 전체적으로 따뜻한 느낌을 주기 위해 타일 대신 방부목으로 데크를 만들고, 다양한 식물과 꽃을 조경했다. 바닥에는 돌다리를 제작해 맨발로도 베란다를 산책할 수 있어 집 안에서도 자연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거실에서 안방, 아이들 방으로 이어지는 베란다 정원은 각 공간에 맞는 콘셉트로 진행돼 화려함부터 아기자기함까지 한 번에 느낄 수 있어 지루하지 않다. 집의 방위 또한 남향이라 겨울에도 베란다 가득 햇빛이 쏟아지니 식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집 안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어디 있을까. 뿐만 아니라 집 안 전체에 싱그러움을 전해 공기청정기 역할까지 톡톡히 해내고 있는 베란다 정원 덕분에 실내 습도가 자연스럽게 조절이 되어 겨울에도 거의 건조함을 느끼지 못한다.

시공 이명주조경(02-502-9792 www.leemj.co.kr)


혼자 즐기는 영화관,
AV룸 

논현동에 위치한 LG디스퀘어갤러리의 쇼룸 중 AV룸은 고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 곳이다. 영화 마니아라면 한 번쯤 꿈꿔봤을, 웅장한 사운드와 화질 좋은 영상을 보며 편히 휴식할 수 있는 AV룸. 디스퀘어갤러리 AV룸의 경우 홈시어터, 벽걸이 대형 PDP TV, DVD 플레이어를 갖추고 있다. 사운드가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스피커 가까이에 도톰한 카펫을 깔고, 벽면에 소리의 전달과 소음 흡수 효과가 뛰어난 러시아산 흡음재를 시공했다.

또 기포층이 많아 악취와 습기를 흡착, 탈취하는 천연 원목으로 마무리해 공간을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소파 뒤에는 마름모 형태의 수납장을 배치해 멋스러운 공간 연출은 물론 DVD나 음반 등 AV룸에 필요한 소품들을 수납할 수 있도록 했다.

장소 디스퀘어갤러리(02-2037-0001 www.dsquare.kr)



분위기 있는 와인바처럼, 홈바

홈바를 갖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리모델링 공사 시 홈바 꾸미기를 시도하거나 베란다나 코지 공간 등 자투리 공간에 직접 홈바를 꾸미는 예가 적지 않다. 하지만 대부분 자투리 공간에다 모양만 홈바를 흉내 낸 경우가 많다. 이 집은 주방이 안쪽으로 들어가고 식사공간이 조리공간에 비해 비교적 넓은 구조.

주방과 거실 사이 벽면, 즉 식탁이 놓이는 건너편 공간(현재 홈바가 위치한 공간)이 꽤 여유로웠다. 예쁜 디자인의 양주병을 모으는 이미화 씨와 평소 술을 즐겨 먹는 남편은 이 공간에 번듯한 홈바를 꾸미기로 결정했다. 앤티크 가구를 좋아하는 그녀는 시공사에 집 전체 분위기에 맞춰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홈바를 의뢰했다. 라운딩된 테이블을 두르고, 벽면에는 술 수납과 동시에 장식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매입식 수납공간을 만들었다.

천장에는 할로겐 조명을 더해 은은한 분위기를 살리고, 다소 밋밋해 보이는 공간은 나무 프레임으로 변화를 줘 홈바가 좀 더 독립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했다. 또 테이블 아래쪽은 포장을 뜯지 않은 술이나 간단한 안주거리, 불필요한 잡동사니들을 수납할 수 있는 수납공간으로 디자인했다. 술을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만든 홈바가 이제는 지인들과의 소규모 파티나 모임 등에도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시공 데코리안(011-226-5695 www.decorian.co.kr)



좁은 집에서도 따라할 수 있는, ‘네오코쿠닝’  공간

자신만의 취미 공간을 갖고 싶지만 여유 공간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좁은 집에서도 따라할 수 있는 스타일링 팁을 제안한다. 

1 다실

다실은 굳이 큰 공간이 필요 없다. 방 한 칸을 할애하는 것이 여의치 않다면 베란다나 거실 한쪽 등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도 무방하다. 차와 다기만 있다면 그곳이 바로 다실이 되기 때문. 다실은 단순할수록 멋을 살릴 수 있으므로 요란하지 않은 디자인의 테이블이나 소품으로 장식하기를 권한다. 베이지, 브라운, 아이보리, 월넛 등 안정된 컬러를 베이스로 블랙, 골드 등으로 포인트를 준다면 세련된 다실을 연출할 수 있다. 간접 조명을 이용해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도 좋은 방법. 스탠드 보조등의 간접 조명이나 향초 하나 정도는 필수.

2 와인셀러

와인은 오픈할 때의 상태에 따라 맛과 향이 크게 달라지는 술이라 보관 상태가 좋지 않으면 제대로 된 향과 맛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와인냉장고가 없다면 김치냉장고나 벽장, 지하실 등 온도 변화가 심하지 않은 곳이 최적의 장소. 최적의 와인 보관 환경은 5~18℃의 온도, 어두운 공간, 진동이 거의 없는 곳, 적정 습도 70%인 곳이 좋다. 와인은 코르크가 마르지 않도록 뉘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다. 마시고 남은 와인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375ml 용량의 와인병(또는 작은 플라스틱 생수병을 활용해도 좋다)에 따라 넣은 후 코르크 마개를 뒤집어 막거나, 와인 스토퍼(와인 마개)로 막은 후 냉장고에 눕혀서 보관하면 최소 3~4일 정도 보관이 가능하다.

3 베란다 정원

정원은 물 빠짐과 일조량이 중요하므로 아파트에서는 베란다가 가장 적절한 공간. 베란다 가운데 방수 비닐을 한 겹 깔고 배수판을 깔아 물이 쉽게 빠져나갈 수 있게 한다. 배수판이 없다면 자갈 몇 개를 올려놓아도 좋다. 배수판 사이로 흙이 빠지지 않도록 부직포를 한 겹 깔고 배양토(원예용 흙과 화분 흙을 1:1로 섞은 흙)를 깔아주면 된다. 흙이 많을수록 식물이 건강하게 자란다. 베란다 정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려면 물 주는 기간이 비슷한 식물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물이 죽는 대부분의 원인은 배수가 잘 안 되거나 물의 양을 조절하지 못하기 때문. 식물이 죽어서 파낼 때, 뿌리 부분을 그냥 두면 거름이 되어 다음 식물이 훨씬 윤기가 난다.

4 AV룸

요즘 젊은 부부들은 거실을 AV룸으로 꾸미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다소 무거운 분위기의 기기를 베란다 쪽에 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홈시어터 기기는 습기와 온도에 취약하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2~3평 크기의 방에는 30~40인치 정도의 스크린이 적당하고 스피커와 앰프는 50만~백만원 정도면 괜찮은 수준의 것을 구입할 수 있다.

AV룸을 만들 때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각종 음향·영상 기기들과 스피커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배선. 최근에는 인테리어 시공을 할 때 이러한 배선들을 벽이나 천장에 묻는 작업을 동시에 하기도 하므로, 시공 전 업체와 미리 협의하는 것이 좋다.

5 홈바

남편과 단둘이 담소를 나눌 홈바가 필요하다면 자리를 거의 차지하지 않는 아일랜드 테이블을 거실 한쪽이나 주방 또는 베란다에 만들고, 천장에 와인랙을 달아 완성하면 된다. 옆 벽면에는 수납장을 짜 넣어 와인을 마실 때 필요한 도구들을 진열해놓으면 장식 효과를 줄 수 있다. 아일랜드 식탁과 수납장 등 가구는 밝은 컬러로 통일해 공간이 넓어 보이도록 한다. 조명은 따로 구입해 설치하는 것보다 수납장 안쪽을 사각형으로 구멍을 뚫고 할로겐 조명을 넣어 은은한 분위기로 연출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