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중개회사 로열르페이지는 3일 캐나다 대도시에서 전례 없는 아파트(콘도) 붐이 일고 있다고 발표했다. 아파트는 주택 가격이 캐나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메트로밴쿠버와 주변 지역에서는 인기있지만, 그간 다른 도시에서는 많은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 가운데 로열르페이지는 사회·경제적인 이유로 주택시장에서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2011년 기준 토론토, 몬트리올, 밴쿠버 3대 도시 주택 시장에서 아파트의 비율은 14.9%에 불과하지만 새로 짓는 집의 37.7%가 아파트였다. 로열 르페이지는 향후 20년간 매년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연간 2만6000세대에서 3만2000세대 씩 발생한다고 예상했다. 새로 발생하는 주택 수요의 최소 43%에서 53%는 아파트로 채워진다는 것이다.

로열르페이지는 그러나 아파트가 연 평균 4만3774세대로 초과공급된 상황이나 매매는 건실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아파트 시장 버블설 역시 부인하고, 아파트 인기는 생활 방식의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았다.

필 소퍼(Soper) 로열르페이지사장은 "아파트는 캐나다 도심지역에 가장 떠오른 주거형태"라며 "캐나다 주요 도시에서 가장 눈에 띄고 가장 큰 개발프로젝트는 아파트로 과거 10년간 아파트의 인기는 상당히 올라왔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파트는 한국인에게도 친근한 주거형태지만, 캐나다에서 그간 대표적인 집은 '방갈로'로 부르는 단층 단독주택이었다. 소퍼 사장의 설명은 캐나다인의 주거형태 선호 의식 변화를 시사하는 부분이 있다.

단독주택보다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가격 상승률이 낮지만, 최근 그 격차가 줄었다. 지난 20년간 가격 상승률을 보면, 토론토에서는 아파트가 5.1% 오르는 동안 단독주택은 5.9% 올랐다. 몬트리올에서는 아파트 5.5%, 단독주택 5.1%로 오히려 역전됐다. 단 밴쿠버에서는 아파트 4.5%, 단독주택 5.7%로 단독주택 평균 가격의 상승률이 여전히 콘도를 앞선다. 로열르페이지는 장기적으로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가격 상승률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로열르페이지가 아파트 인기를 예상하는 배경에는 인구 변화가 있다. 3대 대도시의 인구증가는 이민자와 내부 이동 인구를 끌어모으는 자원생산 지역에 비해 다소 둔화되는 가운데, 은퇴연령대에 도달한 캐나다 베이비 붐 세대(1946~65년생)가 아파트를 선호할 전망이다.

윌 더닝(Dunning) 주택시장전문 경제분석가는 "장기적으로 아파트의 위상은 수요의 변화, 완공되는 프로젝트의 양, 모기지 규정 변화에 달려있다"며 "편의 부대 시설이 많은 거주지 선호나 자녀 출산 연기 등이 콘도 인기를 더할 수 있는 다른 요소들이다"라고 설명했다.

로열르페이지는 또한 아파트 인기가 계속 가려면 일부 지역의 초과공급 해소 필요성을 지적하면서 토론토의 예를 들었다. 토론토의 연간 아파트 수요는 연간 1만4000~1만5000세대인데 지난 5년 새 연평균 2만400세대가 공급됐다. 이 같은 불균형의 결과로 조정이 발생해 현재 공급량은 연 1만5750세대 가량이다.

또한 캐나다 연방정부가 모기지보험정책을 어떤 방향으로 잡느냐도 아파트 인기 지속의 갈림길이 된다. 정부는 방향을 공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모기지보험 정책이 빚을 얻기 어렵게 바뀐다면, 생애 첫 주택 구매자들은 아파트를 찾아갈 것이라고 해당사는 예상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