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치먼드의 유언집행인이 섀도 플리핑(Shadow Flipping)혐의가 있다며 지난 29일 부동산 중개사 샤오밍 알밴 웡(Wong)씨를 고소했다. 이번 고소는 섀도 플리핑이 비판의 대상이 된 후 첫 고발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섀도 플리핑은 집 주인과 매매계약을 맺은 부동산 중개사가 집주인 몰래 더 비싼 가격에 집을 살 사람을 찾아내 차액을 챙기는 수법을 말한다. 집주인 구제 조항으로 주택이 아닌 주택매매 계약 자체를 완료 전에 양도할 수 있는  ‘계약양도(contract assignment)’ 조항을 악용한 행위다.

유언 집행인인 케네스·제임스 데이비스씨는 리치먼드 시내 3531번지 제스먼드 애비뉴(Jesmond Ave.) 주택 매각과 관련해 선리치리얼티(Sunrich Realty)소속 웡씨가 계약양도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챙겼다며 BC주 고등법원에 고소했다.

소장에 따르면 주택 매매는 써니 우(Wu)라는 이가 2010년 11월 구매 희망의사를 전달하면서 시작됐다. 고소인이 우씨와 만나는 자리에는 중개사 웡씨가 함께 왔다. 웡씨는 이때 판매자 정보와 가격·거래 만료일을 제외하고 미리 작성된 계약서를 들고와 계약을 맺었다. 소장에서 고소인은 “웡씨가 판매자와 구매자 양측의 중개사로 어느 편도 들지 않고 공정하게 처리하고,  일부를 제외하고 모든 것을 공개하겠다고 했다”고 적었다. 또한 양측의 중개사로 나선 웡씨가 “단지 구매자가 더 낼 생각이 있어도 판매자측에 전달할 수 없고, 반대로 구매자가 덜 받겠다고 해도 판매자에게 전달할 수 없다했고, 또 구매자·판매자의 매매 동기에 대해서는 서면의 동의 없이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고 상황을 묘사했다.

고소인은 “구매자는 판매자의 허락이나 고지 없이도 계약을 양도할 수 있다는 조항에 대해서도 질문했으나, 여기에 대해 웡씨는 집을 구매해 꿈꾸던 집을 지으려는 우씨를 보호하기 위한 조항이라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고소인과 우씨의 거래는 2011년 2월 28일 완료됐다. 그러나 앞서 고소인은 2월 4일 다른 부동산 중개사로부터 집이 자신도 모르게 다시 매물로 나왔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고소인은 웡씨나 우씨로부터 계약양도를 이용해 즉각적으로 더 높은 가격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고소인은 우씨가 비슷한 방식으로 리치먼드 내 다른 집들을 산 사실도 알게됐다.

이번 재판을 통해 고소인은 자신이 받은 거래가격과 섀도플리핑을 이용해 올려받은 가격의 차액 보상과 부동산 중개사가 배임 및 횡령을 저질렀다며 징벌적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Business in Vancouver (BIV)
밴쿠버 조선일보는 BIV와 제휴해 기사를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