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첫 주택을 구매하려면 부모의 지원이 필수인 시대가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25일 CBIC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밴쿠버 지역 30%의 첫 주택 구매자가 주택을 구매할 때 부모에게 지원을 받았고,
평균 지원액은 18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밴쿠버의 이 수치는 캐나다에서 가장 높았는데,
캐나다 평균 지원액은 8만2000달러였고 밴쿠버 다음으로 부모의 지원액이 높은 지역은 토론토(13만 달러)였다.
지난 2015년만 해도 캐나다 첫 주택 구매자의 20%만이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았고 평균 지원액은 5만2000달러였으니, 6년 사이에 부모에게 지원을 받는 주택 구매자도 늘어났고 지원액도 약 60% 상승한 셈이다.
첫 집을 구매할 때만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었는데,
캐나다 주택 구매자의 9%가 더 나은 집으로 이사 갈 때도 지원을 받았고,
이 경우 밴쿠버의 평균 지원액은 34만 달러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모의 자녀 주택 구매를 위한 지원액 상승은 집값 상승과 상당한 연관이 있었는데,
지난 5년간 부모의 지원액 상승률은 연평균 9.7%를 기록한 집값 상승률보다 오히려 2%포인트 높았다.
그렇다고 자녀의 주택 구매를 위해 부모가 따로 빚을 내는 경우는 드물었는데,
신용 평가업체 에퀴팩스(Equifax)
자료에 따르면 자녀에게 지원을 하는 부모의 5.5%만이 대출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CIBC의 벤자민 탈(Tal)
부수석 경제학자는 “자녀에 대한 지원액의 대부분은 부모의 예금으로부터 나왔을 것”이라며 “팬데믹 기간 동안 예금액이 상승하면서 지원액 역시 동반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탈 경제학자는 “부모가 자녀의 주택 구매를 위해 지원을 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주택 수요와 그에 따른 집값 상승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며 “이로 인해 부모에게 지원을 받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 간의 빈부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상호 기자 ssh@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