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심리 위축으로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광역 밴쿠버 지역 주택 거래량이 또다시 감소했다. 

광역 밴쿠버 부동산 협회(REBGV)가 3일 발표한 월별 부동산시장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월의 주거용 부동산 거래량은 총 1903채로, 전달인 9월의 1687채보다 12.8% 늘었지만, 3494채를 기록한 작년과 비교하면 45.5%나 줄었다. 

이러한 현상은 모기지 금리 상승과 인플레이션 우려로 매수자들이 시장에서 대거 이탈하면서 거래성립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달 판매량은 최근 10년 간의 10월 평균치보다 33.3%나 낮았다. 

REBGV의 앤드류 리스(Lis) 경제 및 데이터 분석 책임자는 “신규 매물이 계속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적어 재고가 계속해서 쌓이는 추세”라며 “높은 재고로 구매자들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지게 됨으로써 집값 하락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광역 밴쿠버의 MLS® 시스템에 새롭게 등록된 신규 매물 수는 총 4033채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의 신규 매물(4049채) 대비 0.4%, 올해 9월의 매물(4229채) 대비 4.6%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매물로 등록된 누적 주거용 부동산 수 역시 총 9852채로, 전월(9971채) 대비 1.2% 감소했지만, 지난해 10월(8034채)에 비해 22.6% 증가했다. 

전달 대비 신규 매물 수가 떨어진 것은 일부 판매자들이 역대급 거래절벽 상황에서 집을 팔려고 내놔도 팔리지 않자 반대로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임대시장으로 전환했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잇단 금리 인상으로 매물이 늘어나긴 했으나, 매수 대기자들이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면서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REBGV 관할 구역 내 모든 주거용 부동산(주택, 콘도, 아파트)에 대한 종합 기준 가격은 114만8900달러로, 지난해 대비로는 2.1% 증가했지만 전달에 비해선 0.6% 감소했다. 기준 가격은 6개월 전과 비교해서는 무려 9.2% 떨어졌다. 

이 중 단독주택의 경우 기준가격은 189만2100달러로, 작년 대비 1.6% 늘었지만 전월 대비 0.7% 줄었다. 지난달 단독주택의 판매량은 575건로 지난해 10월(1090채)보다 47.2% 감소했다. 

타운하우스의 기준가격 역시 작년 대비 7.1% 증가했지만, 전월 대비 0.5% 떨어진 104만3600달러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333건으로, 지난해 10월(603채)에 비해 44.8% 떨어졌다. 

아파트 기준가격은 72만7100달러로, 전년 대비 5.1% 증가했고, 전월 대비 0.2% 감소했다. 판매량은 작년(1801건) 대비 44.8% 줄어든 995채로 보고됐다.

최희수 기자 ch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