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주 누수 콘도 소송 상황을 몸소 경험하며 지켜보던 한 변호사가 이 문제와 관련해 정부의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밴쿠버 법률회사 클라크 윌슨에서 건축법을 담당하고 있는 브루스 글레이그 변호사는 수천만의 BC 주민이 누수 콘도 수리와 소송으로 아까운 세월을 허비하고 있다고 안타까워 한다. 콘도 구입자들은 주로 갓 은퇴한 노령자들과 이제 막 가정을 꾸리기 시작한 젊은 층으로 크게 나뉘며, 이름있는 개발업자로부터 콘도를 구입했지만 누수 문제를 발견하고 대규모 수리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들 앞에 놓인 것은 몇 년간의 스트레스와 장 기간의 수리, 그리고 그 수리비를 돌려받기 위한 소송 뿐이라고 그는 말한다. \"노인들 중엔 결과도 보지 못하고 사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늦기 전에 정부가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젊은 사람들의 경우, 모게지 상환 부담 이외에도 집 수리비, 변호사 비용 등이 쌓여 몇 년 뒤 보상금을 받더라도, 이미 빚더미 위에 앉게 된 상황이 대부분이다.\"라고 글레이그 변호사는 증언한다.


BC 주 정부 집계에 의하면 콘도 가구 중 6만 5천 여 가구가 누수 문제가 있고, 수리비만 15억 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본다. 일부에서는 그 수를 10만으로 잡고, 수리비는 20억 달러, 피해 주민 수는 25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현재 콘도 소유자들이 받을 수 있는 유일한 혜택은 주 정부와 연방 정부 공동 기금으로 조성된 \'수리비 융자 무이자 프로그램\'과 수리비용에 대해 주 정부 세 (PST)를 환불해주는 것 뿐이다. 게다가 BC 주 정부가 더 이상 돈이 없다고 두 손을 드는 바람에 추가 방안의 실현 여부 조차 불투명하게 됐다.


한편 글레이그 변호사는 비록 소송 진행이 느리긴 하지만 전망은 밝다고 본다. \"요즘 법정에서는 피해자들의 손을 들어주고, 부실 공사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상대방에게 책임을 묻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실제 재판까지 진행된 경우는 소수이고, 법정에 가기 전에 타협을 본 경우가 더 많다. 한편, 작년 말까지 제기된 소송은 125내지 150 건이며, 이는 누수 콘도 중 절반에 불과한 숫자다.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는 콘도의 경우, 수리비가 미미해 재판결과가 불확실한 소송을 기피하거나, 소송을 제기하고 싶어도 소송 대상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 누수 사실을 숨긴 채 팔려고 작정한 경우, 문제를 아직 발견조차 하지 못한 경우 등 다양하다.\"고 설명한다.


작년 델타 시 정부를 상대로 누수 콘도 소송을 제기해 획기적인 판결을 받아낸 리버웨스트의 경우, 누수 문제 진단에만 5년이 걸렸으며, 그 기간 동안 여러 번 수리를 했는데도 누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만약 콘도 소유자들이 문제를 감추는 데만 급급한다면 오히려 더 손해라고 한다. 손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가 법에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일단 누수 문제가 발견되면, 돈 아낄 생각하지 말고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한다고 글레이그 변호사는 조언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전문가들을 구성해 주민 협의회의 모든 결정시 자문을 구하는 일이다. 문제 하나를 발견해 수리하고, 다른 문제가 또 발견되면 추가 수리를 하는 식으로 땜질만 하려다가 결국 더 큰 피해를 입는다는 것이다. 그 다음 단계는 믿을만한 법률 조언을 구해, 소송 이외에 다른 해결책이 있는 지, 소송 제기가 가능한 지, 소송 대상을 누구로 정할 지 등을 알아봐야 한다. 수리가 끝나고 소송이 완결되기 까지 수 년이 걸리게 되므로, 그 다음은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하는 일이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