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의 관계가 나빠져서 다툼이 생길때 흔히들 “좋을 때는 다좋다”라고 한다. 드물지 않게 부동산 관련 전화상담을 요구 받을때가 있다.
리스팅 계약을 했는데 고객과 에이젼트간에 이견이 있는 경우, 친구와 랜트계약을 했는데 당초 서로 이해 했던 바와 다른 상황이 생겼다거나, 집을 팔고 사거나 하는 과정중에서 어느정도 거래가 진행된 상태에서 돌이키길 원하는 경우등 다양하다.
답답한 마음에 상담을 요청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마음에 여유도 없을 정도로 급해진 여불비례의 상황이다.
간단히 설명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자세한 상황설명을 듣고 나서도 충분한 이해갈만한 상담을 해주기가 쉽지 않다.
계약관계를 이해할수 있는 서류를 볼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일방적인 의견을 들어 간단히 “지혜로운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쉽지 않다.
더구나 이미 어떤 계약관계가 있는 사이의 문제에 대해서 제 삼자의 의견을 제시해서 관련규정이나 법에 의해서 도와주려다 오히려 곤란에 빠질수도 있다.
가장 곤한한 경우는 충분한 근거서류가 없는 반 구두로 맺어진 계약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막무가네로 자신의 정당함에 동조하기를 원하는 경우다.
상대방을 일거에 제압할수 있는 지략이라도 내놓으라는 듯한 상담을 받을때는 참으로 곤란하다. 이곳 캐나다는 한국의 관습이 통용되는 곳이 아니다. 이곳의 관습을 만들어 온 사람들도 한국사람들이 아니다.
더구나 문제가 시작된 시점에는 관습이 문제 해결의 이정표가 되지 못한다. 이미 법의 영역으로 접어든 후다. 많은 사람들이 계약은 친구처럼 하고, 분쟁이 생기면 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 서로 다른 마음을 묻어 두고 분쟁거리가 많은 가운데 소위 “대충”계약하고 문제가 생긴 후에야 부랴부랴 친분의 영역이 아닌 법의 영역으로 들어가 버린다. 계약은 법적으로 하고 분쟁은 친구처럼해야 하는데 말이다.
위나라 임금의 총애를 받던 미자하는 어머니가 위독하다고 하자 임금의 수례를 이용했다. 법에 의하면 두다리를 잘리는 형벌을 받아야 하지만 오히려 임금은 그의 효성을 칭찬한다. 하루는 봉숭아 과수원에서 미자하는 너무도 맛있는 복숭아를 한입 베어 먹고 그 복숭아가 너무도 맛있어서 먹던 복숭아를 임금에게 권했고 임금은 그 맛있는 복숭아를 다 먹어 버리지 않고 충성스럽게 자신에게 바친 그를 칭찬한다.
그러나 훗날 그가 임금의 신임을 잃게 되자 임금은 미지하가 자신의 마차를 몰래 사용했던 것과 먹던 복숭아를 임금에게 먹게 했던 것을 떠올려 결국 미자하는 큰벌을 받고 만다. 군신간의 관계가 계약관계는 아니지만 사람간의 관계임에 틀림이 없다. 마음이 변할수도 있고 처한 환경이 바뀔수도 있다.
문제를 완전히 피해갈 계약의 왕도는 없다. 그러나 가능한 대로 더 법에 의한계약 한다면, 분쟁이 생기더라도 친구처럼 해결할 여유가 생긴다. 반대의 경우는 큰길로 쉽게 들어서, 좁을 출구로 빠져 나오려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