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야도 대동소이하지만, 2013년도는 부동산 시장에 희망과 실망이 교차한 한 해라고 할수있다.
침체한 중에도 깜짝 반등이 있어 희망을 갖게 하기도 했고, 미국의 출구 전략이다 환율전쟁이다 뭐다 해서 불안감이 높아지기도 했다. 희망과 실망이 교차하거나 상존하는 분위기라 개인이나 기업의 재정능력이나 상태에 따라 내심 희비가 엇갈린 적이 많았을 것이다. 이제 어느 정도는 만성이 되어 버린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냉기가 더 강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인용한 신문 보도에 따르면 내년도는 부동산 시장이 더 고통스러운 기간을 지나야 할거라고 한다. 부동산 시장을 공급측면에서 볼 때 부동산 시장은 다른 제조업과 달리 구매자 시장의 반응이 곧바로 공급시장에 반영되기 어렵다.
특성상 상품이 되는 건축물의 건축기간이 여러 달에서 수년씩 걸린다. 공급자측면에서 보면 대지의 구매, 건축물의 설계, 인허가, 건축공사 등 일련의 과정들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다. 발 빠르게 시장의 흐름에 부응하기 어렵다. 그런데 내년도에는 인허가가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한다.
원인은 내년도 시 단위 선거가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건축허가를 위해서는 주변 주민과 이해관계자들의 이해를 구해야 하는데 서로 이해가 상충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갈등의 소지가 많아지게 된다. 문제가 생기면 재선을 위해서 뛰는 현직자들에게 불리하므로 논란의 소지가 있는 인허가를 뒤로 미룰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복지부동의 캐나다 버젼이라고 할 수 있겠다.
후한 말기에 발해의 태수인 원소에게는 봉기라고 하는 참모가 있었는데, 그는 원소에게 한복이 다스리고 있는 기주를 차지하자고 한다.
원소는 북평자사 공손찬을 부추겨서 기주를 공격하게 하고 한편으로는 사람을 보내어 공손찬이 기주를 공격하고자 하니 기주를 원소에게 바치라고 계략을 꾸민다.
겁먹은 한복을 기주를 원소에게 바치려고 한다. 이에 한복의 부하 경무와 민순은 기주는 수많은 사람들이 살고 10년을 견딜만한 식량을 갖고 있으니 공손찬의 공격에 맞서자고 하면서 “원소는 의지할 곳 없고 곤궁한 자라 오히려 우리가 숨쉬는 것만 바라보는 처지고, 마치 갓난 아이가 젖을 주지 않으면 굶어 죽게 되는 것처럼 스스로 아무것도 못하는데 어찌 기주를 넘겨주려고 하십니까”라고 아뢴다.
어리석을 한복은 충성스런 부하의 권고를 무시하고 원소에게 투항하고 만다. 이때 나온 말이 앙인비식인데, 한복같이 남의 눈치나 살피고 스스로는 아무것도 못하는 것을 일컬어 앙인비식이라고 한다.
건축인허가를 좌지우지할 현직의원들이 시민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책상서랍에 넣어두고 눈치만 살필 수많은 건축인허가 때문에 내년에 애꿎은 건축시장만 세월을 허송하게 될까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