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은 흐리고 비 내리는 날이 계속되는 “Rain in May” 입니다. 우울하지만 자산시장에는 “Sell in May” 라는 말이 있습니다. 역사적으로 주식시장이 5월이후 약세여서 이때 주식을 팔라는 것인데 이번 5월의 시장입니다.
지난달 칼럼에서 인플레이션시대를 살펴보았는데 이후 한달 동안도 인플레이션은 거침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의 3월의 소비자물가지수는 각각 8.5%, 6.7%를 기록하면서 미국은 41년만에 캐나다는 31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하였습니다. 그야말로 안 오른 것이 없고, 올라도 너무 올랐고, 또 어디까지 오를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인플레이션에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이자율상승과 통화긴축밖에 없어 답답한 현실입니다. 4일 미 연준 FOMC는 Big Step 수준인 0.5%의 기준금리인상과 6월부터 통화긴축을 위한 채권매입계획을 발표하였습니다.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하였고 상황에 따라서는 0.75%라는 Giant Step까지도 예상됩니다. 캐나다 중앙은행 역시 6월1일 예정된 금리발표시 0.5%의 추가상승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금리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진정시킬 수 있을지 회의적이기도 합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은 주로 수요측면에서 발생하여 이자율과 통화공급의 조절로 수요억제해서 진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인플레이션은 공급망 장애, 원자재가격 그리고 구인난에 따른 임금상승 등 공급측면에서 비롯된 것이라서 이자율인상만으로 해소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즉 경제 외적인 팬데믹 상황, 전쟁상황 등이 종료되지 않는다면 언제까지 지속될 지 모르는 것입니다. 물가는 못 잡고 경기침체만 가져와서 스테그플레이션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도 크지만 일단 발등의 불을 꺼야 하는 긴급한 상황입니다.
팬더믹 이후 거침없는 폭등세를 지속하던 부동산시장도 4월중순에 접어들면서는 예전과는 다른 한산함이 느껴지고 있습니다. 4월시장통계를 살펴보면 Metro Vancouver지역의 총거래량은 지난해 4월보다34.1% 감소하였고 지난 3월보다 25.6% 감소하였습니다. 신규 리스팅은 6,107채로 지난해 4월보다 23.1% 감소하였고 이전 3월보다 8.5% 감소하였습니다. Fraser Valley 지역의 총거래량은 1,637채로 작년 4월보다 45.7%나 감소하였고 지난 3월보다 36.3% 감소하였습니다. 신규 리스팅은 3,622채로 작년4월보다 27.8% 감소하였고 지난3월보다 20.9% 감소하였습니다.
4월 거래현황을 지역별 주택종류별로 살펴보면 Metro Vancouver지역 Benchmark 가격지수는 단독주택 $2,139,200, 타운하우스 $1,150,500, 콘도 $844,700으로 1년전대비 각각 20.8%, 25%, 16% 상승하였고 전체 리스팅 매물 중 판매된 주택수의 비율을 보여주는 Sales to Active Listings지수는 각각 25%, 47% 45%를 기록하여 이전에 비해 30%정도 감소하였습니다. 평균 매매일수는 각각 21일, 13일, 17일입니다. Fraser Valley 지역 Benchmark 가격지수는 단독주택 $1,731,000, 타운하우스 $902,500, 콘도 $649,5000으로 1년전에 비해 각각 34%, 38%, 36% 상승하였습니다. 전체 리스팅 중 거래량의 비율을 나타내는 STA 지수는 각각 25%, 36%, 55%으로 이전 보다 절반수준으로 낮아져 극단적인 seller’s market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평균매매일수는 16, 13, 13일입니다. 전체적으로 3월부터 거래량과 리스팅이 감소하였고, 거래량의 감소폭이 리스팅의 감소폭보다 훨씬 커서 시장내 재고물량이 증가하여 이전의 극단적인 셀러중심의 시장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조정기에 들어선 부동산시장을 전망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의 급등장세를 이끌어온 변수는 사상최저의 금리, 무제한에 가까운 통화공급, 팬데믹으로 인한 주거환경변화, 그리고 공급부족이었습니다. 이러한 핵심변수들이 변하면서 정상적인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자율과 관련해서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상승은 계속될 것이고 이미 시장금리는 금리정책의 변화를 반영하여 10년만기 국채의 이자율이 2.95%로 팬데믹 이전보다 더 상승하여 최근 10년간 최고 수준이어서 이미 정상수준 이상으로 상승하였습니다. 시장이자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는데도 주택가격이 4월초까지 오버슈팅하며 상승세를 보였기 때문에 이로 인한 가격조정이 예상됩니다.
1980년이후 M1통화량과 Metro Vancouver 평균주택가격을 살펴보면 팬데믹 이후 대량의 통화량 증가는 주택가격 급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작년 8월이후 통화량이 정체 또는 소폭의 상승세로 전환하였고 향후 통화량추정치도 균형수준이 예상되어서 더이상 부동산가격의 상승요인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주거환경의 변화와 관련해서 이제 앤데믹에 수준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지난 2년간 충분한 relocation이 이루어졌고 가격수준도 급등하여 매수여력도 한계에 이르렀다고 보입니다.
다음은 공급부족입니다. 가격급등의 주요인으로 끊임없이 “공급부족” 문제가 거론되었지만 정부는 뚜렷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급부족의 또 다른 요인은 과다수요에 따른 시장매물의 부족이었습니다. 최근 2년간 거래량이 지난 10년동안의 평균과 비교 시 25% 나 증가한 것이 이를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이제 투기적인 수요감소로 시장은 정상수준을 회복하게 되면 이제 공급부족은 가격상승요인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 새로운 변수는 지난 2년간 가격급등의 후유증입니다. 2020년 1월부터 지난 4월까지의 전체주택의 평균거래가격을 살펴보면 Metro Vancouver 지역은 35.6%, Fraser Valley지역은 70% 상승하였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폭등이었습니다. 평균 거래가격기준으로 보면 이미 2월 고점 후 하락이 시작되었습니다. 최근 2개월간 Fraser Valley 지역의 전체 주택 평균가격은 9% 하락하였고 Metro Vancouver지역은 1% 하락했습니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미 가격하락은 시작되었고 향후 조정폭은 상승폭이 컸던 지역이 더 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또다른 변수는 경기침체입니다. 가장 큰 위험으로 이 상황이 되면 조정기간도 길어지고 그 폭도 커질 것입니다. 연속적인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공급측면의 인플레이션 요인들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금리인상의 부작용이 수요억제, 경기위축을 가져와 심각한 스테그플레이션으로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본격적인 조정기가 아니고 조정을 위한 탐색기입니다. 꼭 팔아야 할 경우에는 이전 사상최고가를 생각하면 안 되고 아직 매수세력이 있을 때 매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팔고 사야하는 경우는 원하는 매물이 시장에 충분할 때 반드시 먼저 팔고 구매해야 합니다. 실매수의 경우는 본격적인 조정기에 원하는 최상의 매물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것입니다. 하지만 그 조정기간이나 조정폭을 예상하기는 힘듭니다. 이번 조정기의 핵심변수인 인플레이션과 이자율의 변동상황을 면밀하게 살펴보면서 시장상황을 판단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장기적으로 시장을 보면 2005년이후 Metro Vancouver 전체주택 평균가격은 그동안 4번의 상승기와 3번의 조정기를 거치면서 상승기는 그 상승폭도 크고 기간이 길었고, 하락의 경우는 기간은 짧고 폭도 이전 상승폭의 30~ 50% 이내에 그치면서 계단식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2005년에 부동산을 매수해서 보유하고 있다면 그동안 3.55배가 상승하였습니다. 주택보유자의 경우 조정기나 불황기를 이겨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의 급등기에 매수하지 못하였다면 이번 조정기를 통해 꼭 적절한 매수기회를 잡아야 합니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좋은 매물과 적당한 가격에 꼭 사야하는 이유입니다.
이제 시장은 급등을 지나 조정을 통해 정상시장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이전의 급등 시 매매패턴은 잊으시고 면밀한 시장분석 하에 조정기에 맞는 가격책정, 쇼잉전략, 오퍼진행, 네고전략 등 새로운 매매전략을 세우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상담문의 : 마기욱 부동산 604-306-08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