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욕 인테리어 디자이너 다렌 히놀트는 올해 유행에 대해 "중세는 죽음을 맞이했고 40년대 프랑스 스타일은 우리 일생동안 볼 만큼 보았다"며 "2005년은 개인 스타일의 발화가 돋보인 한해"라고 정의했다. 토론토 디자이너 리즈 왓킨슨씨도 "인테리어에 자기표현이 반영되는 시대"라고 밝혔다. 그러나 공통적인 관심사를 통해 올해도 인기를 끄는 인테리어요소와 색감은 있었다.
하이 아크 포싯: "지난해부터 소비자들은 기품 있고 전통적인 하이 아크 포싯(High arc faucets)을 선호하고 있다." 신제품을 출시하며 모엔사 생산담당자가 자사제품을 소개하며 밝힌 고객의 선호 사항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높게 뻗은 곡선형 수도꼭지 인기는 올해도 식을 줄 몰랐다. 고풍스러운 재질로 만들어낸 니켈이나 동, 크롬 재질로 된 목이 긴 수도꼭지는 '유럽풍'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1순위 선택이 됐다. 모엔, 프라이스 피스터, 그로헤 등 수도꼭지 생산 업체들이 모두 좀 더 높게 뻗은 수도꼭지를 내놓았다. 초기 하이 아크형이 클래식한 디자인을 강조했다면 올해 출시된 제품들은 모던 스타일을 접합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와인 냉장 캐비닛: "고급 콘도라면 와인 냉장 캐비닛을 찾아볼 수 있을 것입니다." 베이스먼트에 위치하던 와인 랙이 이제 주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와인 랙이나 와인셀러가 축소돼 와인 프리저나 와인 냉장고 형태로 주방 캐비닛에 함께 설치되는 추세가 올들어 늘어났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빈 도르테씨는 고급 콘도 보급이 와인 캐비닛 도입에 영향을 끼쳤다고 밝혔다. 그는 "와인취향과 와인셀러는 사실 부를 상징한다"며 "셀러를 만들 수 없는 콘도에는 캐비닛이 대신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와인 캐비닛 가격은 보급형 600달러에서 고급형은 1800달러를 호가한다. 냉장 기능이 없는 가구 형태라면 이보다 약간 저렴한 가격에 설치가 가능하다. 도르테씨는 "전력을 사용하는 와인 캐비닛을 설치하려면 주방배선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물건만 구입하기 보다는 이전에 인테리어 상담을 받아두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현재 시장에는 20병에서 500병을 수납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고 있으며 별도 설치공간을 줄인 소형 제품도 나오고 있다. 와인 뿐만 아니라 음료나 얼음 공급도 가능한 다용도 제품도 선을 보이고 있다.
옥외 난로: "옥외난로는 캐나다에서 밴쿠버에서만 가능한 멋입니다." 파티오 문화를 좀 더 즐기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옥외난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도르테씨에 따르면 누대(gazebo)나 파티오 덮개(Canopy)를 설치해 우천 시를 대비하고 옥외난로를 설치해 실외생활 시간을 늘리는 경향이 올 초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옥외난로도 기존 가스로 작동되는 히터형에서 나무를 태우는 난로가 등장하고 있다. 캠핑 기분을 낼 수 있는 파이어핏(firefit)도 올해 밴쿠버에 상륙한 제품이다. 가격은 저가형 나무난로의 경우 100~250달러선, 고가형은 400~1200달러다. 도르테씨는 "잘 마른 나무를 태워야 연기로 인한 집 외관에 연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샤워 제트: "자쿠지(Jacuzzi)에 비해 저렴하면서도 거의 같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캐나다 자쿠지 제작업체인 막스(Maax)사는 최근 샤워 제트 상품으로 마사지 기능을 갖춘 '얼반'시리즈를 내놓았다. 아메리칸 스탠다드 등 욕실관련 업체들은 이미 지난해 봄부터 샤워 제트를 출시하기 시작했으며, 올해는 보급형이 나오고 있다. 물을 강하게 분사하는 6~8개 노즐을 벽면에 설치해 사용하는 샤워 제트는 이미 스파나 고급호텔에서는 '표준'사항이 되고 있다. 가격대는 설비 400~600달러선이며 설치비용은 업체마다 다르게 책정하고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