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중개업체 센추리21 캐나다와 주택수리 자재업체 로나가 캐나다 국내 주택 구매자를 세대별로 나눠 설문한 결과, 집 구매 시 집의 위치를 가장 중시하던 과거와 캐나다인의 성향은 다소 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설문 결과를 보면 주택 판매자는 집수리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구매희망자 중 25%는 이미 수리가 돼서 당장 이사와도 문제없는 상태를 주택 구매 시 고려할 사항 최우선 순위에 놓았다. 이어 각각 23%는 집을 살 때 가장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위치와 구매 후 여유 자금 상태를 꼽았다.
깨끗하게 수리된 집이라면, 차량 구매나 통근거리 단축, 주변 환경과 라이프스타일 조화 여부같은 집을 살 때 고려하는 다른 요소들을 희생하고라도 구매할 수 있다고 의견이 모였다.
던 로우비(Lawby) 센추리21 사장은 "캐나다인은 당장 이사할 수 있는 집(move-in ready homes)에 대해 공통적인 선호를 보였는데, 이러한 점은 집을 내놓을 때도 고려할만하다"며 "또한 최근에 집을 소개할 때는 주택이 '최상의 장소(prime location)'에 있다고 하려면, 편의시설 뿐만 아니라 구매자의 라이프스타일과 이웃이 잘 맞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관련 설문에서 밀레니얼스(Millennials)로 불리는 1980~2000년 출생 세대와 부머스(Boomers)로 불리는 1946년부터 65년 사이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가 꿈꾸는 집은 상당히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 막 캐나다 부동산 시장에 첫 주택 구매자로 등장하기 시작한 밀레니얼스는 집의 위치를 주택 구매 시 가장 중시하는 경향(33%)이 두드러졌다. 특히 젊은 전문직 종사자들은 집의 위치를 최우선시하는 경향이 같은 세대 내에서도 두드러졌다. 반면에 대부분 은퇴 연령에 이른 부머스 중 집의 위치가 가장 중요하다는 이는 17%에 불과했다.
두 세대 중에 집의 위치를 중시하는 이들 사이에서도 이유를 물어보니 차이가 있다. 밀리니얼스는 "통근 거리가 전보다 짧은 곳에 위치"해야 한다는 응답을 한 이가 2명 중 1명(46%)이었으나, 같은 응답을 한 부머스는 26%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밀레니얼스의 특징은 오래 살 집을 찾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37%가 집을 산 지 2년 이내 이사할 수 있다고 답했다. 또한 자기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집을 좋아하는 비율(19%)이 부머스(7%)보다 높다.
반면에 부머스는 집을 일종의 '기지'처럼 여겨서 좀 더 세세한 부분을 살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했거나 은퇴를 앞둔 부머스는 주택 구매 이후에 여유 자금이 얼마나 남을지를 중시하는 비율(26%)이 밀레니얼스(18%)보다 높았다. 집을 사고 남은 자금이 있어야 여행이나 집 가꾸기, 사회생활에 쓸 수 있다는 이유였다. 또한 부머스는 강한 유대감이 있는 이웃을 선호하는 비율(19%)이 밀레니얼스(10%)보다 높다. 각종 편의 시설에 대한 접근성이 좋은 집을 선호하는 경향도 부머스(46%)가 밀레니얼스(21%)보다 월등하다.
앞으로 수리해야 할 집보다는 수리된 집을 원하는 것도 밀레니얼스보다는 부머스다. 장성한 자녀를 내보낸 빈둥지족(empty nesters)나 조기은퇴자들은 위치보다는 수리할 일 없이 잘 가꿔진 집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한편 캐나다 주별로 주택이나 환경에 대한 선호 차이가 있었다. BC주민은 도심의 편리한 생활을 누릴 수 있으면서도 아웃도어 생활을 할 수 있는 집을 선호한다. 예를 들면 도보나 짧은 거리를 운전해 갈 수 있는 쇼핑몰과 집에서 산책을 나서면, 역시 수 분 거리에 한 바퀴 돌고 들어올 만한 공원이 있기를 바라는 식이다.
앨버타주민은 가족이 모두 모여 즐길만한 집을, 다른 프레이리주 주민은 사회생활에 편리가 있는 집을 원했다. 온타리오주민은 타주에 비해 개성있는 집을 원하는 비율이 높고, 더 자주 이사 다니는 편이었다. 퀘벡주민은 통근이 편리한 당장 이사할 수 있는 집이 주로 집을 고르는 기준이다. 대서양 연안 주민은 실용성을 중시해, 집의 위치와 집 구매 후 여유자금이 얼마나 남는지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였다.
관련 설문 결과를 보면 캐나다 주택매매 수요는 앞으로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2명 중 1명(49%)이 향후 5년 이내 이사할 계획이 있고, 4명 중 1명(23%)은 2년 이내 이사 계획이 있다.
권민수 기자 ms@vanchosun.com